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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국화 채련기 |
| 글쓴이 바둑톡톡 조회 26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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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국화가 무궁화님과 고운님을 보겠다고
동천님과 함께 우먼피아를 찾아가던 날.
세상속에 숨어있는 우리들의 음지와 양지를 또 다시 알았다.
산국화가 양지였다면 동천님은 음지였다.
산국화가 음지라면 동천님은 양지가 될 것이다.
무궁화님에게 무엇인가를 해주고 싶어했던 동천님.
가벼운 호주머니가 허락하지 않아
세상과 통하지 않는 마음 한자락을 보이면서
동천님은 황야의 바람처럼 걸어 갔다.
동천님의 발자국을 따라서 거미줄같은 내 마음을 만들며
산국화는 세상속 허영의 껍데기를 들고 걸어 갔다.
무궁화님의 방문을 열고 들어 갔을 때
나의 고운님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동천님과 산국화가 왔다고 어찌나 좋아하시던지.
수억년동안 정를 쌓으며 지내온 사이처럼
다정한 꾀꼬리가 되어 고운님 밥이 식는 줄도 모르고
많은 말을 하였는데...
고운님의 건강 이야기를 어찌하여 안했는지
미련한 산국화, 바보처럼 단순한 산국화.
나 자신의 원망으로 찾아오는 후회, 후회들.
그 때 당시 산국화 마음은 이 세상 마음이 아니었나 보다.
밥 숟가락이 고운님의 얼굴을 쳐다보고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
^^엄마, 밥 먹어야지.
^^아니야, 괜찮아.
^^괜찮기는...어서 먹어.
^^너도 먹자.
^^나는 먹고 왔어.
^^그래도 또 먹어.
^^난 배 불러.
^^그래도 더 먹어.
^^아니야. 엄마 많이 먹어.
하면서 젓가락을 붙잡고 생선 살을 떼어서
고운님 하얀밥 위에 올려 드렸다.
고운님은 밥을 잘 드셨다.
고운님이 밥을 다 드실 때까지 젓가락을 내 손에서 놓지 않았다.
고운님 옆에 앉아서 생선가시와 머리만 남겨놓고
모두 다 올려 드렸다.
^^엄마, 물김치도 드세요.
하였더니, 한숟가락 뚝 떠서 드셨다.
국도 한그릇 다 드셨다.
아주 행복하고 편안하게 너무나 맛있게 잘 드셨다.
생일상을 받은 여왕처럼 드셨다.
고운님 옆에 앉아 있는 산국화 마음까지 모두 다 잡수셨다.
고운님이 이렇게 식사한 일은 처음이었다.
하늘과 땅의 모든 축복으로 만들어진 밥을 드시듯이
아주 맛있게 아주 행복하고 편안하게 드셨다.
예전에는 엄마, 밥 먹어, 먹어...해도 밥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사람처럼 밥을 쳐다보지도 않았는데...
그날 고운님의 식사 장면은 산국화 마음이 신기루를 타고
어떤 세상에 들어와 있는 느낌을 주었다.
산국화가 좀 더 생각이 있는 사람이었다면
고운님의 건강을 챙겨 드렸을텐데...
허망하게 고운님을 하늘나라로 보내드리지 않았을텐데...
흑백 무채색 상상의 나라를 드나들며
산국화 감정을 물쓰듯이 사용하며 온갖 사치만 하였다.
난 이젠 내 상상의 나라를 여행할 수가 없다.
예전의 바둑톡톡을 알고 있는 벗이 있다면
바둑톡톡이 우정을 버렸다 생각하지 말고
바둑톡톡이가 달빛 내린 돛단배를 타고
아주 천천히 고운님의 바다를 건너가고 있다고 생각해 주었으면 좋겠다.
언제까지 고운님의 바다를 건너가게 될지 모르겠지만...
고운님에 대한 내 마음의 바다에서 빠져나오고
담담한 내가 되었을 때 나를 알고 있는 벗의 이름을 불러 볼 것이다.
바둑톡톡 산국화가 벗의 이름을 불렀을 때 반가이 맞이 해 주었으면 한다.
다다님이 고운님이 생각나고 보고 싶으면
마음껏 보면서 이야기 하라고 선인 여왕의 모습을 가족카페에 올려 주었다.
생전의 모습이 아니어서 내 마음의 바다에 떠 있는
돛단배도 슬프다며 더 이상 갈 수가 없다고 한다.
다다님이 고운님 닮은 꽃사진도 올려 주었다.
고운님이 살았던 집 지붕의 모습도 올려 주었다.
고운님과 잉어님이 주렁주렁 엮어서 만든 자수정 행렬 처마끝 모습도 올려 주었다.
고운님과 잉어님과 다다님과 들꽃님의 4월 나들이 길 모습과
고운님의 어머니 산소 방문길 모습도 보여 주었다.
피목리 계곡의 구절초가 고운님의 미소처럼 보여 온다.
고운님의 숨결이 묻어 있는 그 곳에서 산국화야~ 산국화야~
하는 부름소리가 들려오는듯 하다.
고운님을 생각나게 해 주는 그림들이 내 마음의 바다에 가득히 떠 있다.
내 마음의 바다에 떠 있는 돛단배는 끼이익~ 삐이걱~
어디로 갈지 알 수 없는 소리를 낸다.
2005년 2월 18일 금요일
바둑톡톡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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