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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향기 바람에 휘날리고 21 |
| 글쓴이 誰伴我 조회 38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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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엄하기로 정평 있는 우리부장이 좀 보잔다
'무신 일일꼬' 잔뜩 쫄았는데 분위기가 봄바람이다
만면에 웃음을 띄고 한다는 말이
"요즘 수고가 많지? 좀 쉬엄쉬엄해 잡지책도 가끔 들여다 보고...."
왠 잡지? 부장의 책상위에는 정말 월간지 한권이 놓여 있다
"가져가서 심심할때 바, 그만가바"
"달리 하실 말씀은....."
"그런거 없어 이사람 요즘 너무 격무에 시달리는거 같아 위로 차원에서...."
고개를 갸우뚱 사무실로 돌아 오면서 목차를 일별해 보았는데 도무지 감이 안잡힌다
다시 꼼꼼히 살펴보다 이거구나 싶은 글을 발견한다
와이프의 사진과 함께 실려 있는 남녀평등의 이론과 실제라는 제하의 글
'이게 왜 문제가 될까'......어랍쇼 이 철없는 여편네 보소
부주의하게도 가정얘기를 하면서 나의 실명과 주소를 밝혀 놓은 것이다 엉뚱한데서 열받긴 했지만 글 내용은 괜찮았다
.....세상은 유사이래로 남자들의 세상이다 이건 동서고금을 막론한다 서구사회는 퍼스트레이디 아니냐 반론할지 모르지만 그건 남자들의 생각이고 여성들 자신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조선시대를 항변해서 양반가에서는 부부가 평등했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규방가사를 약간이라도 읽어 보았다면 아니라는 사실을 알수 있을 것이다.....
남자들은 자신들이 무었을 어떻게 불평등하게 하고 있는지를 모른다 그러기에 이따위 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먼 옜날 부터 자행 되어온 불평등은 여인들의 재능을 사장 시켰고 때로 아니 빈번하게 그 여인들의 인생을 불운으로 내 몰고 있다
허난설헌이 대표적인 예이다 그녀는 소국에 태어난것 여자몸으로 태어난곳을 한탄했으며....
황진이는 아티스트다 .....조선조말 몇명의 기생인 여류시인들이 하나같이 남자구실 못하는 늙은 벼슬아치들의 첩실이 되어 사내들이 쉽게 접근 희롱하지 못하도록 울타리를 처놓고 시회를 즐긴것은.......한 여류시인은 이리하여 남장을 하고는 금강산을 위시 두루 유람하여 유람시를 남기기도 하는데 그들은 한결같이 조선에 태어난것과 여자로 태어난 것을 한하고 있다
....재능있는 여인은 비단 루살로메, 이사도라덩컨만 있는게 아니다 일설에 의하면 대문호 톨스토이의 작품중 많은 부분이 부인의 도움이었다고 하며.....신사임당은 오늘날 현모양처의 귀감처럼 되어 있지만 이 양반 한개인 자연인으로서 여인으로서 행복했을까 하는 점은 의문이다 이분의 부부관계는 이상적이지만은 않았으며.....
이런상황은 오늘날이라고 다르지 않다 가부장적 권위의식의 폐습은 우리집 남자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져서......
딩동 딩동
예린이 문을 열고 가방을 받아 들려고 손을 내민다
책을 그녀의 어깨를 향해 내동뎅이 친다"여편네가 밥먹고 할짓이 없냐 이게 모 하는 짓거리야"
"당신이 언제 부터 여권 운동가가 됐어 엉"
"... ...,"
그녀는 대꾸가 없다 부부싸움 비슷한게 벌어질라 치면 예린이는 입을 다물어 버린다
그러면 나혼자 미친넘 처럼 씨근벌떡 거리다 끝나는 것이다
우리집의 평화는 사실 그녀에 의해 지켜지는 것이다
사실 오늘 저녁 나는 이례적으로 거칠게 대했다
평소엔 화가 나더라도 이 정도 까진 않는다 그녀는 장중보옥과도 같은 존재인 것이다
그녀가 없으면 나는 양말한짝도 찿아 신질 못하는 것이다
누이 같고 어머니 같이 포근한 여인
근데 내가 넘 심했나 저녁내 말이 없다
등뒤에서 포옹하며 짐짓 애교를 떤다 "화났구나 ,그거 예린이 미워 그랬겠어 먼일 생길까바 걱정되서 그랬지 내가 이렇게 빌께 풀어"
"그것 때문이 아냐 자기 요새 무슨일 있지?"
".... ....,"
여자의 직감은 무섭다 식은 땀이 주르르,
"자기 다른 여자랑 불장난은 얼마든지해,글치만 사랑이나 연애는 절대 안되 자긴 내꺼야 알아? 그것 만큼은 내 목에 칼이 들어와도 안되 대답해"
"아 알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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