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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향기 바람에 휘날리고 18 |
| 글쓴이 誰伴我 조회 49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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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린이 그 담번에 와서 빨래해 논걸 보고 솔직히 깜짝 놀랐다
"애가 성을 은근히 감동 시키네"
"몰랐어 나 원래 그래"
서클 비슷하게 모이면 뻐꿈담배도 제법 피워대고 동동주 잔도 마다하지 않고 2차 까지 따라 다니며 다소 끼 있어 보이던 것과는 영 딴판이었던 것이다
연애가 어떻고 결혼이란 무었이며 영원한 사랑은 있을수가 없다느니 인생 청춘 철학....따위를 논할때는 자주분방하고 개방적이어서 똑딱하는 시계집 딸같고 제 멋대로 인줄 알았더니 조용하고 내성적인 성격이었다
그녀는 희안하게도 순종적이어서 내 말이라면 자다가도 꿈뻑 죽었고 자신만의 내면세계를 조금씩 가꾸어 나가는 가정적이 면서 독특한 자신의 분위기가 있는 여성이었다
그러나 나는 그녀의 진가를 알아 보질 못했다
내 눈이 콩밭에 가 있는 동안 그녀는 아이 키우며 그림을 꾸준히 그려 몇번의 국전 입선과 특선.....인정받는 화가로 성장해 있었지만 남편이란 작자는 까맣게 모르고 있었으니......,
예린이 일주일에 한번은 반찬거리 같은걸 들고와 빨래해 놓고 갔는데 그런 그녀를 매번 이불속으로 끌어들였고....그녀가 사내의 몸을 알기 시작하고 첫애가 들어선 임신초기 두번째 시험에 합격한 나는 법관으로서의 길을 걷기 시작한다
연수원에 적을두고 예린과의 식을 올리기 며칠전 나는
수화기를 통해 묻어 두었던 여인의 음성을 듣는다
".... ....,오빠 축하해 달려가고 싶었지만 그럴수가 없었어.........,
"향 향숙아 거기 어디니?"
"끊을께 오빠 몸 건강하고 ......뚜뚜뚜뚜........
촉촉하니 물기에 젖은듯 가라앉은 그녀의 음성, 제기랄 나는 왜
문득 어린시절 그녀와 필기 뽑기를 하던 기억을 떠 올린다
풀밭에서 특정한 풀을 뽑아서 껍질을 벋기면 솜털같은 속살이 나온다 이걸 필기라 했는데 간식거리가 없었던 우리는 곧잘 그걸 까서는 입에 넣고 우물거렸던 것이다
간첩들의 출몰지역이라 해서 군인들이 막사 세우고 울타리 처서 출입을 통제하기전의 몰운대는 경관이 수려한 곳이었다
곳
섬은 아니고 육지 끝에서 뾰족하게 튀어나온 지형
몰운대는 해운대 태종대 자성대 오륜대....등등과 함께 이른바 부산7대의 하나이다 봄이면 동백꽃 만발하고....
(부산의 지명 가운데 끝에 대자가 들어가는 일곱군데의 장소 경치가 좋타나 어쨋다나)
그러나 어린 우리 들에게 몰운대는 동백꽃 뒤 꽁무니 쪽쪽 빠는 곳이었고 볼봅이라는 열매 따 먹으러 돌아 다니는 장소였다
열분도 기회가 되면 해 보시라 동백꽃을 따서 뒤쪽을 빨아 보면 꿀이 많은 꽃임을 확인할수 있을 것이다
볼봅은 아무래도 사투리겠지만 녹두알에서 콩알 크기의 열매가 발갖케 익어서 따 먹으면 달고 시큼한게 먹을만 했다
향숙인 조그맣고 새까만게 잽싸게 쏘다니며 열매를 줏어모아 오빠 먹어 하면서 한웅큼씩 내 밀곤 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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