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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향기 바람에 휘날리고 11 |
| 글쓴이 誰伴我 조회 38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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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그렇게 지저분하게 놀거냐,막 살기로 했냐 혼자서 속으로 구시렁 거려바야 분이 풀릴리 없다
배배 꼬인 심사로 집으로 들어와 보니 엄마가 안방에서 주판알 퉁겨가며 장부정리를 하고 있다
"엄마 향숙이 어케 생각해?"
처다도 안보고 건성으로 "누구"
"요앞 다방에 있는 향숙이 그 죽은 상진이 동생 있잖아"
"갑자기 걔는 왜?"
"나 걔한테 장가 갈려구"
엄만 상을 저만치 물려 놓는다
"걔는 안된다"
"왜"
"너무 과분해"
"왜 걔 집이 가난해서? 아님 다방에 있다고? 긋도 아니먼 노는애라서?"
"... ....,"
"너 걔 좋아하냐?"
"그런거 같애"
"울매나? 보고잡아 미칠만큼?"
"아니 그 정돈 아니고"
"그래 그럼 관둬라"
"아니 왜 왜 이유가 먼데"
"명수야 니한텐 걔가 과분허단 말이다 니는 가 감당 못헌데이....그래 알고 간두거래이"
"그기 무신 뜻이고?"
"가는 평범한 뇨자가 아잉기라 물건인기라 그란데 니가 우찌 감당할끼고 마 치아라"
나는 엄마한테 이런 뼈 있는 말이 듣고 싶었던 것이다
울 엄마는 여장부다
고깃배 세척을 운영하며 거친 뱃사람들을 만만하게 부려먹는 여자인 것이다
겉보기엔 그냥 이쁘장하니 곱고 말하는 것도 사근사근한데 왠일인지 남자들이 그 앞에서 오금을 못편다
그에 대해 이웃 어른 한사람이 나 듣는데 평하기를 강단있고
승질나면 냉정하고 무섭다고 ........,
엄만 이웃 여인네들과 어울리긴 잘 했지만 수다를 떨기 보다는 얘기를 듣는 편이었고 남의 흉을 보는 법이 없었다
그러나 남말을 않는 대신에 칼같은 판단이 있었고 주관이 뚜렸했지만 가족같은 사이가 아니면 속내를 드러내질 않는 성격이었다
그러다 보니 엄마는 남들이 만만하기 보다는 좀 어려운 사람이었고......이런 감정은 가족도 마찬가지였다
지금은 다 돌아갔지만
양친부모를 생각하면 나는 어머니 보다 아버지 생각을 더 애틋하게 떠 올린다
이 양반은 부부싸움을 이겨본적이 없는 양반인 것이다
엄마가 화났을때 아버지가 지지않고 대거리를 할양이면
엄마는 자신의 분을 못이겨 앉은체 뒤로 꽂꽂하게 넘어가 버렸고,이러다 홀애비 되겠다 싶은 아버지는 혼비백산 손발 주물고..... 내가 다 잘못 했데이 명수야 정신차리레이 내 다시는 안그라꾸마
나는 여태까지 살아 오면서 이 양반 만큼 순한 사람을 본적이 없다 키가 자그마하니 얼굴이 납작하고 선하디 선하게 생긴 어른이다
남한테 싫은 소리 한마디 못하고 거절도 못해서 술잘사고 돈 잘빌려주는 호인 스타일인데 집에서도 마눌헌테 꽉 잡혀 살았었다
아 아,울 아버지
어릴때 부터 성인이 될때 까지 매맞은 기억이 딱 한번있다
그래도 한가지 끝까지 보기 좋았고 생각하면 내 얼굴에 미소가 떠 오르는 기억은 엄마가 그래도 아버지 생각은 끔찍하게 하고 챙겼다는 사실이다
"머가 그래도 엄만 아부지 생각 만이 하잔아 향숙이 걔도 내 각시가 되먼 그럴톈데 걱정할거 머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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