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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향기 바람에 휘날리고 9 |
| 글쓴이 誰伴我 조회 37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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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일 지나지 않아서 답이 나왔다
향숙이는 의도적으로 나를 피해 다녔고 보란듯이 후배 한녀석과 붙어 다닌 것이다
모두 잊겠다는 것이리라
번다한 도회는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지만 아직은 기본적으로 옜 반촌의 정서를 갖고 있는 동리사람들의 입초시에 오르기 딱 좋을 만큼 행동하고 있었던 것이다
(반촌이란 반은 고깃배 반은 논밭, 어중간하게 생업을 이어가는 촌동네)
지금의 다대포를 보면 상상이 안될런지 모르지만 그 때만 해도
장림에는 학교가 없어 장림애들이 다대국민학교로 오리 넘는길을 걸어 다녔다
그러다 비오는날이면 우리는 목청을 높여 비야비야 오너라 장림아들 집에 못가구로......,
암튼간에 어찌하랴 모르는체 할 밖에
근데 가만 있는 나를 왜 건드리노
한날 저녁 후배녀석이 한잔 걸치고서는 도전해 온 것이다
"형 향숙이하고 몬 관계요?"
'이런, 씨불넘이 주글라고 색써구 자빠졌네'
(내가 먼 힘이 있노 촌동네 선후배 서열의 엄격함을 믿는거징....)
"와 씨불넘아,내가 향숙이하고 그렇고 그런 관계든 아이든 니하고 몬 상관이고 씨불넘아"
"형 그라지 마소 내사마 가심이 터지는 기라.... 엉엉엉"
다큰 녀석이 갑자기 울음을 터떠리니 에이고 ....맴이 약해져서
"니 맨날 향숙이하고 붙어 다니데 그란데 모가 잘 안되더나?"
"향숙이 형 생각만 하고 있는데 될기 머있는교"
"야이 씨불넘아 가시나는 그저 자빨띠리먼 되는기라....내는 가 손목한분 안잡아 봣다 그라이 걱정하지 말고 잘해바라 그라고 개자석아 이런일로 함만 더 나 찿아오면 중는다"
갑자기 지난날 사춘기 때의 기억들이 떠 올랐던 것이다
이성에 막 눈을 떠든 시기 나는 연상의 여인을 좋아 했었다
그 여인은 구여운 동생으로만 대하고 나는 표현한번 제대로 못하고....어느날 그 여자가 사귀는 사람과 영화구경을 갔는데 가슴을 송곳으로 찌르는듯 통증이 왔다
통증은 극심해서 숨쉬기가 곤란할 정도였다
갈등이 실제적인 통증으로 나타나고 있었던 것이다
집앞 선창가로 나가 담배한대를 피워 물었다
꼬리를 물고 일어나는 상념들, .......
문득 그녀와 그녀의 어머니는 상진이가 죽고 동시에 삶의 희망을 잃어 버린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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