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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향기 바람에 휘날리고 8 |
| 글쓴이 誰伴我 조회 34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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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보기에 노트세권은 적어도 10여년 이상 기록한 것으로 보였다 생각 날때마다 몇줄씩 써놓은것이라 일기라 하기엔 무리가 있겠지만....때로는 또박또박 정성들여 때로는 거칠게 휘갈기며 틀린글자는 그어 버리기도 하면서....또 날짜와 날씨를 적어넣은곳도 있고.....
노트의 기록들은 한 소년이 청년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적나라하게 담고 있었고 한편으로는 그가 무너져 내린 기록이기도 했다
단지 세권의 노트를 통해 한 인간의 정신적인 성숙도가 달라져 가는 과정을 들여다 볼수 있다는 사실이 경이롭기 짝이 없었지만 그보다는 그가 어떻게 해서 알콜중독자가 되어 황폐화 되었는지 세번째 노트는 여기에 대해 온통 자리를 할애하고 있었다
그는 못나게도 순수하고 순정적이었으며 한 소녀를 목숨처럼 사랑했으며 그리고 그 사랑이 배신(?)으로 끝나자 스스로 무너져 버린 것이었다
그에게 좀더 시간이 주어졌다면 털고 일어날수 일어날수 있었으리라
그러나 상진이에겐 기회가 주어지질 않았다
나는 비로소 그의 알콜중독과 무절제한 색스행각들이 자학이었다는 사실을 알수 있었다
그는 국졸을 마지막으로 동생들을 위해 직업전선에 뛰어 들면서는 닥치는데로 책을 읽었고 국졸이란 학력이 무색할 만큼 폭넓은 지식을 지녔고....비록 그것이 체계가 없긴 하지만..
언제 그가 그렇게 까지 철학에 심취했는지는 모르지만 사고의 깊이와 폭 또한 적어도 내 대학동기들에 비해 떨어지질 않았다
오히려 그의 삶이 치열하고 절박한 만큼 더욱 깊이 침잠하고 있다 해야 옳은 평가일 것이다
노트를 덮는 내 눈에는 이슬이 맺혀 있었다
그는 멀리 떠나버린 내 친구였던 것이다
....명수 이 녀석은 고집이 세고 남에게 지기 싫어한다
자기 주장이 넘 강해서 때로는 피곤 하기도 하다 그렇치만 난 얘가 좋다.........
....철없는 새끼,하긴 부잣집 도련님이 멀 알라구
나에 대한 직간접의 언급 몇줄은 그들 남매가 나를 각별히 여긴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었지만.......향숙이는 왜 이 노트를 나에게 준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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