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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백 |
| 글쓴이 바둑톡톡 조회 4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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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날아갈 수 있는 바둑꽃밭이 있다면
나는 흑나비, 그대는 흰나비가 되었으면 해.
다채로운 색깔로 화사하게 피어있는 바둑꽃밭이
대평원처럼 보였을 때 우리는 날아 갈 수 있겠지.
가을저녁 하늘의 청둥오리보다도 더 평화롭게
여름날의 호숫가 하얀백조보다도 더 우아하게
내 마음의 푸른동산 파랑새보다도 더 예쁘게 날 수 있을거야.
편안한 마음으로 즐겁게 날 수 있을거야.
내가 정말로 흑나비가 된다면 난 하얀꽃에만 앉을거야.
그대가 흰나비가 된다면 분홍색꽃에 앉았으면 해.
흑나비가 분홍색 꽃에 앉고
흰나비가 하얀꽃에 앉는다면 잘 어울리지 않겠지.
내 마음에 무엇이 걸쳐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무엇일까?
그대 마음에도 나처럼 무엇인가 걸쳐 있는 것이 보였다면
나때문이겠지.
희망과 사랑과 믿음과 지혜가 흘러가며 엮어지는
내 이름을 보여주지 못한 나를
그대의 멋진 이름으로 이해해 주었으면 해.
명랑하고 밝은 내 마음의 세계에 활짝 피어있는 꽃과같은
희망과 사랑과 믿음과 지혜을 내 이름으로 보여 주었다면
우리 사이는 동해바다의 난기류처럼 흘러가며
가장 큰 바다 태평양처럼 되었을지도 모르는데...
정말로 미안하게 생각 해.
그래, 난 머리가 나빠.
얼굴 미운 것은 용서해도 머리 나쁜 것은 용서할 수 없다는
그대의 말이 진실이라고 난 생각해.
난 거짓말도 많이 했어.
내 나이가 999살이라고 했고
초등교육만 받았다고 했어.
그리고, 내가 거짓말한게 또 무엇이 있을까?
머리가 나빠서 생각이 안나네.
머리좋은 그대는 내가 맨 날 거짓말 한다고 했지.
머리나쁜 나는 내가 거짓말하면서도
그 거짓말을 모르고 있으니 내가 얼마나 미련둥이인지...
내 상상의 세계까지 이해해 달라고 하지 않겠어.
좋은 벗으로 내 상상의 세계를 이해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었다면 내 욕심이었겠지.
바둑이란 무엇일까?
난 모르겠어.
흑과백의 자리가 있고
흑과백의 거리가 있고
흑과백의 의미가 있고
흑과백의 균형이 깨졌을 때
먹고 먹히는 약육강식으로 야생동물의 생과 사가 보이는 세계처럼 보이기도 하고...
어쩌다가 오로세상에 발을 담그고 그 발을 빼지못하고
여기까지 왔는지...
지금은 그 이유를 모르겠네.
사람마다 바둑에 대한 정의는 다르겠지.
미술가가 바둑을 알았다면 무한한 무채색 그림이며
음악가가 바둑을 알았다면 천상의 무대에서 춤을 추는 발레리나의 발자국 소리이며
수학가가 바둑을 알았다면 수의 신비를 발견하며 익혀가는 학습이며
과학자가 바둑을 알았다면 끝없는 우주의 영역에서 일어나는 별들의 전쟁과 사랑이며
여행가가 바둑을 알았다면 도저히 빠져나올 수 없는 블랙홀이며
철학가가 바둑을 알았다면 진리와 사색의 시작과 끝을 가장 잘 보여주는 세계이며...
문학가가 바둑을 알았다면 바둑이란 무엇일까?
무한한 상상과 동경의 세계에서 서로를 기다리는 님과의 만남이며 사랑이 아니었을까?
나의 바둑이란 무엇일까?
부끄러운 나의 흑백과 실갱이 하며
오로세상에서 보고 들은 것을 상상하며 내 느낌을 표현하며
지내온 일이 나의 바둑이겠지.
그대의 바둑이란 무엇일까?
아직은 잘 모르겠어.
그대를 알고 그대의 바둑을 구경하며
보내온 시간 참 좋았다는 말만 하고 싶어.
고마워.
2004년 12월 14일 화요일
바두톡톡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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