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기지배 시리즈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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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기지배 시리즈 10
글쓴이 원조와장창 조회 363

작은 기지배 시리즈 (10) 꽃 가게에 난 자그마한 꽃가게가 왠지 모르게 좋았습니다. 그 중에서도 파아란 국화가 예쁘게 피어 있는 공원 길의 그 꽃가게가 더 좋았습니다. 지금은 노란꽃, 빨간꽃 많이 피어 있군요. 그런데 난 요란한 노란꽃조다 화려한 빨간꽃보다도 가만히 한쪽에 놓여 있는 파아란 국화가 더 좋습니다. 햇살이 환히 부서지는 봄날에 많은 꽃들이 춤을 춥니다. 노란꽃, 빨간꽃 함빡 두손을 벌리며 춤을 춥니다. 이런 날은 노란꽃이나 빨간꽃보다도 파란꽃이 조용하게 보이는 이유를 아시나요? 빨강에 두눈이 감겨 내 마음도 춤을 추다 보면 어지러워 어지러워 그 속에 파묻히고 마는 거예요. 그러면 그 작은 기지배는 으례 내 손에 파아란 국화를 쥐어 주면서 손을 꼬옥 잡는 겁니다. 그런 날은 파아란 국화가 가장 조용하다는 새로운 사실을 깨닫기도 하고 내 손을 꼬옥 잡은 그 작은 기지배가 참 예쁘다는 것도 알게 됩니다. 손에 쥐어 주는 하얀 손과 파아란 국화 속에서 그냥 예쁘다는 것을 실감 합니다. 그래서 난 파아란 국화가 있는 꽃가게가 마냥 좋았습니다. 1975.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