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기지배 시리즈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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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기지배 시리즈 9
글쓴이 원조와장창 조회 274

작은 기지배 시리즈 (9) 잔듸 자란 동산에 난 자그마한 동산이 왠지 모르게 좋았습니다. 그 중에서도 파아란 잔듸가 곱게 자란 학교 뒤의 동산이 더 좋았습니다. 하얀 뭉게구름이 재미있는 모양을 만들며 지나가는군요. 햇볕 따스한 봄날에 그 작은 기지배의 손을 잡고 파아란 잔듸가 곱게 자란 동산에 올라 갑니다. 풀잎을 따다 입에 물고 잔듸에 누우면 파아란 하늘과 파아란 잔듸가 어울리고 하얀 뭉게구름은 내 마음을 풍선마냥 부풀어 줍니다. 그러면 난 마음이 자꾸 부풀어 온 하늘에 퍼져 파아란 잔듸가 곱게 자란 동산을 꼬옥 안고 싶어 집니다. 그런 날은 하얀 무늬를 가진 잔듸밭이 하늘에도 있다는 새로운 사실을 깨닫기도 하고 옆에 조용히 앉아 있는 그 작은 기지배가 참 예쁘다는 것도 알게 됩니다. 내게 보이는 것이라곤 까만 눈망울 밖엔 없지만 잔듸에 조용히 앉아 있는 모습과 내 머릴 쓰다듬는 손의 감촉 속에서 그냥 예쁘다는 것을 실감 합니다. 그래서 난 파아란 잔듸가 자란 동산이 마냥 좋았습니다. 1975.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