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기지배 시리즈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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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기지배 시리즈 7
글쓴이 원조와장창 조회 266

작은 기지배 시리즈 (7) 물 조용한 연못에 난 물 조용한 연못이 왠지 모르게 좋았습니다. 그 중에서도 그 작은 기지배의 볼을 닮은 바알간 꼬리를 한 잉어가 노는 연못이 더 좋았습니다. 파랗게 수초가 자란 연못엔 갖가지 잉어들이 놀고 있군요. 그런데 난 방안의 금붕어보다 수족관의 열대어보다도 조용한 연못 속의 바알간 꼬리를 한 잉어가 더 좋습니다. 꼬옥 잡은 그 작은 기지배의 손이 따스한 것 만큼이나 햇볕이 내리는 날 난 물 조용한 연못에 앉아 있는 게 참 좋아요. 풀잎으로 만든 배가 자그마하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내가 연못가에 자란 풀잎으로 자그마한 배를 만들어 띄우면 그 작은 기지배는 파아란 종이를 접어서 배를 만들고는 내 이름과 제 이름을 적어 물에 가만히 올려 놓는 거예요. 그리곤 조용하고 까만 눈망울로 바알간 꼬리를 한 잉어가 밀고 가는 그 이름을 바라봅니다. 그러면 그 작은 기지배는 바알간 꼬리를 한 잉어가 자꾸만 자꾸만 밀고 갈수록 내손을 꼬옥 잡으며 나를 보는 거예요. 그런 날은 그 작은 기지배가 참 예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래서 난 물 조용한 연못이 마냥 좋았습니다. 1975.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