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기지배 시리즈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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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기지배 시리즈 5
글쓴이 원조와장창 조회 303

작은 기지배 시리즈(5) 아지랑이 나는 봄날에 난 하얀 강아지를 따라 걸을 때가 왠지 모르게 좋았습니다. 그 중에서도 아지랑이 모락모락 피어 오르는 봄날에 그 작은 기지배와 손을 꼬옥 잡고 걸을 때가 더 좋았습니다. 처마 밑의 고드름이 녹고 지금은 햇볕이 따스하게 쪼이고 있군요. 아지랑이 피는 날은 마루끝의 햇볕이 따스하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그런데 난 어려운 산수문제보다도 마루끝에 앉아 동화책을 보는 것이 더 좋았습니다. 하얀 강아지를 따라 걸으면서 길거리의 돌멩이를 차다 내가 헛발질 하면 그 작은 기지배는 고개를 조금 숙이면서 조용히 웃는 거예요. 그런 날은 희고 가지런한 이 사이에 미소를 담은 그 작은 기지배가 참 예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 작은 기지배가 마루끝에서 하얀 강아지를 안고 머릴 쓰다듬으면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그냥 예쁘다는 것을 실감합니다. 그래서 난 아지랑이 피어나는 봄날이 마냥 좋았습니다. 1975.2.15 새봄이 느껴지는 어느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