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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혹
글쓴이 바둑톡톡 조회 428

지구를 한바퀴 돌아 본 구름나그네가 나에게 왜 사느냐고 묻는다면 야생동물처럼 세상밖으로 외출할 날을 위해 산다고 말 할 것이다. 초원의 야생동물처럼 자유롭게 살아가는 자연의 일부가 되어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원없이 해보다가 하늘보며 눈을 감는 것은 살아있는 자로서 아주 특별한 생이 되리라 생각한다. 하얀눈과 빙산 천국 극지방보다는 검푸른 숲의 눈빛이 활활 피어나는 아프리카 또는 무인도를 내가 갈 수 있을만큼 그 거리를 어림할 수 만 있다면 지금 당장 가리라. 내가 가져 갈 수 있을만큼의 책과 종이와 연필만 들고 가리라. 내 마음을 황야의 벌판처럼 삭막하게 만드는 문명의 소리를 피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로든지 가리라. 내 발길 머문 곳이 다행이도 숲위로 뾰족하게 솟은 탑 3개를 발견한 앙리무오가 서 있던 자리였다면 앙코르와트 사원의 마지막 황후되어 춤추는 나뭇잎을 하루종일 바라보고 야코브 로게벤이 발견한 슬픈 역사의 섬 이스터 섬이라면 해질녁에 나도 모아이 거인 석상 되어 저녁놀을 끝없이 바라보고 별이 뜬 캄캄한 시간이면 내 마음속에 잠들어 있는 우울한 이야기를 써서 아무 미련없이 스티븐호킹의 블랙홀로 보내리라. 내가 보낸 우울한 이야기가 화이트홀을 통하여 아름다운 별들의 이야기로 돌아와 주기를 바라는 미련 모두 접을 때까지 이렇게 살리라. 혹여, 아무도 없는 땅인줄 알고 정착하여 살다가 그 땅의 토착민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맨 처음으로 만난 토착민이 5살이어도 사랑하고 토착민이 20살이어도 사랑하고 토착민이 50살이어도 사랑하고 토착민이 80살이어도 사랑하리라. 내 마음으로 사랑하며 내 사랑을 믿으며 행복의 나라에 있는 나를 또 다시 사랑하며 사랑을 위해 세상밖으로 외출한 날짜 기억하며 살아있는 자의 기념일로 정하리라. 2004년 11월 26일 금요일 바둑톡톡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