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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향
글쓴이 바둑톡톡 조회 508

연가를 부르지 말라고 말한 그대여, 검은빛 바다에 떠 있는 별님을 바다속 꽃이 되게 하라고 말한 그대여, 바다의 땅에 내 발이 닿았을 때 그대의 말이 내 작은 가슴에 바위꽃 되었음을 알았습니다. 바다 위로 떠오르기는 이미 늦은 것 같고 바다의 땅을 일구며 살아갈 나는 어쩌면 오래전에 인어의 성에 살았던 궁녀였는지 모릅니다. 인어의 성에서 살았던 내가 어떻게 검은빛 바다 위에 떠 있는 별님을 보며 내 마음의 노래를 불렀는지 생각해 봅니다. 좌절과 포기...한줄기 빛으로 찾아온 나의 사랑 흑백 그림들. 아려오는 마음의 끝은 여기까지라고만 믿으며 내 능력 밖에서 무채색으로 그래도 엮어가야 했던 흑백 사랑들. 이 모두는 나를 바다의 땅으로 돌아가게 만든 이유가 되었습니다. 내 아픔의 이름들이 생생하게 살아나고 앞으로 걸어가기보다는 뒤로 걸어가며 천년의 세월을 기억하는 바위보다는 바다의 땅을 만들고 있는 모래처럼 살아가야 됨이 나의 분수를 아는 삶이며 사랑인데... 별님을 노래하였던 그 시간이 쉽게 포기가 안됨은 그대에 대한 파리한 기억이 아직도 살아있기 때문입니다. 바닷물에 용해되어가는 내 눈물이 어떤 의미도 없다는 것을 압니다. 지금 바로 인어의 성 정원에 떨어진 궁녀였다면 그래도 덜 서러운 마음으로 나의 바다 바라보며 수없이 피고지는 파도꽃을 그대에게 선물하며...안녕~...안녕~이라고 말할텐데. 이것은 그대 마음이 아닌 내 마음이지만... 인어의 성에 들어가기 전에 내가 그대에게 줄 수 있는 선물이 있는지 찾아봅니다. 인어의 성을 찾아가도록 배려해 준 그대...고마운 그대에게. 바다여행 중 그대의 흑백 잠수정 유리창속에 비추어진 은빛산호 작은 집이 아름다운 바닷속 풍경으로 보여지기를 바랄 뿐입니다. 2004년 11월 7일 일요일 바둑톡톡이었습니다. 시작급수로 돌아간 시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