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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백 |
| 글쓴이 바둑톡톡 조회 4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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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날의 풀잎끝에 피어 있는 이슬꽃이 내 사랑의 시작이었다면
가을날 풀잎끝에 피어 있는 이슬꽃은 내 사랑 마법거울입니다.
내 사랑 마법의 거울속에서 살고 있는 그대여,
나의 사부가 오로지 한 사람이었듯이
나를 바부라 부르는 바둑친구도 오로지 그대 한사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마음씨 좋고 친절한 이웃집 아저씨, 아줌마처럼
그대가 바둑세상에서 그런 사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대로 인하여 내 사랑 마법거울속에서 잠들었던
나의 사부가 생각났습니다.
바둑세상에서 한 집도 못나고 패하기를 수십일...
운 좋은 날이면 두 세집나며 패하는 기쁨으로 바둑세상에 있던 어느날
알게 된 님이 후에 나의 사부가 되었습니다.
두 세집 만들고 큰일이라도 한 것 같은 자부심과 긍지로
헤헤거리는 나를 사부는 사부라 불렀습니다.
이해못하는 고수님이 보았다면 바둑의 도가 무너졌다고 대성통곡하며
무릎꿇어, 일어서, 앉아 하며 벌을 주셨겠지만...
운 좋게도 나를 사부라 부르는 일을 목격한 고수님이 없었습니다.
내 바둑에 대한 사부의 정성은
나를 상상의 나라 흑백공주로 살게 해 주었습니다.
사부로 인하여 바둑사랑이 무엇인지 알았고 지금의 내가 되었습니다.
사부가 아니었다면 바둑나라 여행이 아무 의미없이 바람처럼 스쳐지나갔을텐데...
사부는 언제나 나의 바둑 승패를 좌우하는 흑백 그림자였고
나는 사부의 바둑꽃 향기따라 날아다니는 바둑나비였습니다.
내가 어쩌다가 바둑에 패하는 길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허우적거리면 복수를 해주겠다며
나와 바둑을 두었던 님을 찾아가는 복수원정의 길을 사부는 걸었습니다.
복수하려다가 사부가 당하는 날은 그 바둑판을 가지고
사부는 사부의 사부를 찾아가 그 원인을 알아내기도 하였습니다.
바둑으로 인하여 어느 방향에서든 성공하여 매스컴을 타게 된다면
모든 과정은 사부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으며
사부의 가르침으로 오늘날의 내가 되었다고 말하리라.
이런 깜찍한 생각도 해 본 나였습니다.
내 바둑의 수가 줄었다고 말한 그대여,
눈꽃나라 바둑과 암흑나라 바둑만 두며
두 세집, 한 두집 정도 만들면서 놀고 있는 나에게
바둑사랑을 전해 준 사부를 잊지 않으리라, 정말로 잊지 않으리라
다짐한 내 마음속 약속을 아직도 난 지키고 있습니다.
내가 바둑을 하며 사부라 부를 수 있는 님은
오직 한 사람이며 그 한 사람이 마지막이 될 것이다라고
다짐했던 나의 약속...
나를 보면 반가운 인사로 맞이 해 주는 그대여,
내가 좋은 님이라 말하는 님은 사부와 같이 특별한 님이 아니고
내 사랑 마법의 거울속에서 평범한 님입니다.
경이로운 사부를 따라잡으며 감동을 주는 멋진 님은
아직까지 없었습니다.
앞으로도 없을 것입니다.
나의 바둑사랑 주춧돌처럼 바둑세상 마법거울 속에 살아 있는 사부.
내 바둑이 25급을 달려도 15급을 만들기 위해
두 번째 사부를 난 생각할 수가 없습니다.
이런 내가 융통성없이 꽉 막힌 옹이같은 바둑세상 바부톡톡이여도
사부는 내 사랑 마법의 거울 속에서
바둑의 역사를 담아내며 흘러가는 강물입니다.
2004년 10월 30일 토요일
바둑톡톡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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