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다고 말한 님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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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다고 말한 님께
글쓴이 바둑톡톡 조회 591

그대는 내가 좋다고 말한 좋은 님이었습니다. 내가 그대 눈에 들어온 사람이었다는 일이 믿어지지 않습니다. 하루가 지나고 또 하루가 지나고 또 다시 하루가 지났을 때 나는 그대의 마음을 볼 수 있었고 내 마음도 하늘에 뜬 핑크빛 구름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특별한 재주가 아니면 눈에 띄기 어려운 세상에서 나에게 님은 흑백사랑 지존이었습니다. 내가 누구의 눈에도 들어갈 수 없는 사람이라 생각하며 지내왔기에 내가 좋다라는 그대의 말은 아직도 내 마음을 설레이게 합니다. 그대처럼 멋있는 지존도 아니고 똑똑한 사람도 아닌 내가 설 자리는 낯설은 동네 문 밖에 있는 듯한 내 그림자 땅이었습니다. 나와 비슷한 사람들을 만나고, 대평원에서 불어오는 바람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하루를 마감하며 돌아가는 시간속에서 그대가 있었기에 내 마음은 기쁨으로 가득했습니다. 기억하고 싶은 그대를 바둑별이라 부르며 평화로운 세상 흑백꽃밭으로 날아가는 꿈나비가 될 듯하여 나는 참 행복했습니다. 그대가 어부라면 인어공주 되어 바닷가에 가고 싶었고, 그대가 농부라면 그대의 바구니 안에 있는 검은콩으로 내년 봄에 그대의 땅에 뿌려지는 씨앗이 되고 싶었습니다. 쉽게 보였다가 쉽게 사라지는 세상에 우리가 있을지라도 삭막한 서로가 되지 않기를 바랬는데... 우리 사이는 이 세상에 있는 듯하면서도 없는 듯한 님으로 그렇게 또 묻혀가야 하나 봅니다. 짧은 만남과 큰 기쁨, 긴 기다림속에서의 짧은 만남 그 추억만을 내 마음에 새기면서 아침 햇살 미소를 빌려 감사드리는 일은 내 기억속에 살아있는 그대를 위한 내 사랑이라 생각합니다. 2004년 10월 25일 월요일 바둑톡톡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