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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허의 강
글쓴이 히어리 조회 486

대단한 경외감으로 삶을 바라보아야 하는 건 자칫 경직을 가져올 수 있다. 삶은 사는 것이다. 삶에 이유가 필요없고 더군다나 조건이 붙어서도 안된다. 공허의 강... 거기에 뛰어들면 더 바랄나위 없겠다. > 가을바람이 내 마음의 민둥산을 휘잉 쓸어내며 넘어가고 > 나에게 남아 있는 것은 손에 잡히지 않고 눈에 보이지 않는 > 공허의 강이라네. > 난 또 얼마난큼 공허의 강에 나를 띄우며 살아야 할까? > 사람들은 말한다네. > 하루를 즐겁게 살라고. > 하루를 열심히 살라고. > 마음을 비우며 살라고. > 하루를 열심히 살 수는 있어도 > 하루를 즐겁게 살고 마음을 비우며 살지 못하는 나. > 마음을 비우면 비운만큼 채우고 싶은 그 무엇을 찾아서 > 동서남북으로 뛰어다니는 나. > 채우고 싶다고하여 내 뜻대로 채울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 > 비우고 싶다고 하여 내 뜻대로 비우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 내 마음을 비우기 위해 살다 보면 꿈을 잃고 하늘거리는 내가 되고... > 내 마음의 빈그릇을 채우기 위해 살다보면 > 무한한 공허의 강에 내가 떠 있는 것을. > 이쪽 저쪽의 주문대로 살아가는 것이 여인네의 삶이라네. > 내 하루의 숙제를 하다가 잠시 멈추고 먼 산 바라보네. > 구름이여, 바람이여, 꽃이여, 햇살이여...를 애타게 부르면서 > 내 마음속 님을 따라서 유랑하는 내가 된다네. > 겉과 속이 다른 모습으로 그냥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 여자의 길이며 여자의 시간이며 여자의 인생인 것을. > 한쪽분량의 활자로 그려지는 이야기기가 > 단조로운 나의 일상 모두인 것을. > 때로는 계절의 요정처럼, 그리고, 유리컵속의 참이슬처럼 > 살고 싶은 마음도 있으나 상상속 내 그림자의 꿈인 것을. > > > 2004년 10월 12일 화요일 > 바둑톡톡이었습니다.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