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999살 할머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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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999살 할머니이다.
글쓴이 바둑톡톡 조회 700

나는 999살 할머니이다. 한살만 더 먹으면 1000살이 된다. 난 이 한살을 먹기 위해 살고 있다. 이렇게 많은 나이를 먹으면서 내가 배운 것은 혼자가 좋다라는 것이며 내 마음에 지울 수 없는 별들의 지문를 999개 만들어 가졌다는 것이다. 이런 나에게, 이집트의 나일강과 인연 맺은 별 시리우스와 로마 시대의 병사들에게 간택된 별 미자르를 비롯하여 내 마음에서 빛나는 또 다른 별과의 만남은 흑백나라 별들의 꽃밭속에서 웃어본 내 행복의 속삭임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아침에 마시는 커피 잔속에는 나의 은하가 있다는 것이다. 기쁨과 감사의 의미가 아닌 혼돈의 커피향으로 서글픈 아침해를 등지고 해가림하는 내가 된다는 것이다. 어느날, 더 이상 선택의 여지가 없는 흑백 종착역에서 발길 닿는 대로 봄바람처럼 가을바람처럼 살아보고 싶은 꿈을 찾는다는 것이다. 나의 꿈이 무엇인지 말하며 보여 준다는 것은 내 나이 999살에서는 부끄러운 발상이며 어이없는 상상으로 빚어낸 나의 가을이 들려준 고독과의 한판승부라는 것이다. 2004년 10월 4일 월요일 바둑톡톡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