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과 나, 그리고, 벗

Home > 커뮤니티 > 문학게시판



가을과 나, 그리고, 벗
글쓴이 바둑톡톡 조회 597

가을빛은 무르익으며 나를 어여오라 손짓하는데... 여름꽃 보듯이 난 그저 나의 자리에서 가을빛을 바라본다. 가을빛이 펼쳐진 세상으로 달려나가고 싶지만 나의 한걸음이 어떤 후회로 다가올까봐... 망설여지기만 하는 이 시간은 내 마음속 나의 자화상이다. 첫서리가 내릴 때까지 머뭇거리다가 그냥 그대로 가을꽃 이름으로 햇살비껴가는 골목길에 앉아있을 꽃도 나를 닮은 꽃이다. 가을이 오는 소리와 더불어 나의 웃음을 만들어 보지만 파란하늘까지 올라가지는 못한다. 부시시한 내 웃음은 가을빛 파장 사이를 지나가지 못하고 아직도 여름빛으로 내 마음의 벽에 부딪친다. 나를 다정하게 불러 주었던 벗의 이름이 가을빛 파장 사이사이로 그리운 모습되어 피어난다. 벗에 대한 내 마음은 나뭇가지마다 빨갛게 노랗게 물든 낙엽으로 해가 지고 별이 뜰때까지 가을바람에 나부끼는 잎이 되어 간다. 가을빛 상념은 이렇게 벗에 대한 존재를 알게 해 주고 그 모습은 내가 볼 수 있는 거리에서 어제도 오늘도 맴돌며 나를 에워싼 정겨운 울타리가 되어 간다. 2004년 9월 29일 수요일 바둑톡톡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