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이 정말로 잘 안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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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이 정말로 잘 안될 때...
글쓴이 바둑톡톡 조회 719

흑백 설문지로 나를 평가한다면 내 머리는 큰 동그라미여요. 흑백 세상 그 어느 곳에 가더라도 제 자리 걸음으로 절벽타기 하며 태양의 선물을 똑똑 떨어뜨리는 흑곰과 백곰이여요. 절벽 중간에 피어있는 에델바이스를 보며 오르다가 미끄러져 내린 끝에 내가 있다는 이유가 나를 화나게 하여요. 나의 화가 못난자의 모습이며 쉽게 흔들리는 자의 마음이며 수치심를 키워가는 자의 변명이겠지만... 마음을 반듯하게 펴고 살기엔 나의 수양이 부족하고 내 마음의 화를 다스리는 아름다운 재주가 없어요. 더 이상 내려갈 곳이 없는 절벽 아래 막혀있는 세상이 나를 답답하게 하여요. 절벽의 지붕처럼 파랗게 빛나던 하늘은 더 멀리 달아나고 하늘가에 하얗게 피어있던 구름꽃은 바람에 날려 사라지고 내 꿈을 먹고 자라나던 사랑초 잎새는 햇빛사랑과 달빛사랑를 모르듯이 아무때나 날개접기만 하여요. 절벽타기에 성공하여 파란하늘과 가까워지면 어떤 꿈을 꾸며 여행을 하게 될까요? 내가 그 여행의 시련들을 감당할 수 있을까요? 내 마음의 연금술사를 만나고 나의 보물을 찾기 위한 꿈이 기다리고 있다면 가장 환상적인 날개옷 입고 사뿐히 절벽위로 날아 올라가 볼텐데... 2004년 8월 5일 목요일 바둑톡톡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