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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둑아프리카, 바둑아프리카... |
| 글쓴이 바둑톡톡 조회 77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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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오로바둑 아침산행 준비를 하고 있을 때
"배추공주! 배추공주! " 하는 소리가 들렸다.
사해바다의 소금왕자 목소리같기도 하였다.
정말로 소금왕자라면 도망가야 하는데
나의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도망갈 길을 찾느라고 두리번 거렸더니
"두리번공주! 뭐해요." 하는 소리가 또 들려 왔다.
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보이지 않았다.
나도 모르게 깜짝 놀라서 푸른이끼 옷을 입은 비석으로
"쿵!" 하며 서 있었더니 이번에는
나를 "깜짝공주" " 비석공주" 라고 불렀다.
나는 약이 올랐다.
탈출구가 없었다.
살기 위해 뛰었다가 잡히고
붙잡혀주는 듯하다가 나를 꼼짝 못하게 하고...
빙빙 돌아가는 수레바퀴 안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쩔쩔매는 새앙쥐꼴이 되었다.
현기증이 났다.
내 마음 아려오게 하는 마법 화살이 고슴도치 공주로
만들어 주겠다며 소나기처럼 날아왔다.
"헉!" 저승사자의 안내를 받으며 하늘가는 급행열차를 올라 탔다.
흑백대왕 앞에 도착한 나는 고수심판을 받았다.
좀 더 신중히 생각하며 천천히 아침산행 준비를 못했다는 것이다.
여름산에 오를때에는 거북이가 되어야 하고
달팽이가 되어야 하고 나무늘보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주전쟁터의 야광검처럼 여름산에 올라가는 일은
염라대왕 시녀 꼬리표를 영원히 달게 된다는 것이다.
"기회!"의 선택이 나에게 주어졌다.
흑백사자의 눈치를 보며 가장 넓은 세상으로 가는 완행열차를 탔다.
나를 배추공주, 두리번공주, 깜짝공주, 비석공주라 불렀던
목소리의 주인공 둘리왕자가 보였다.
초록별 옷을 입고 있는 둘리왕자는 바둑초록 요정이었다.
내가 "헉!" 했던 곳에 둘리왕자의 얼음별 궁전이 우뚝 솟아 있었다.
난 얼음꽃 궁전을 세우리라...톡톡.
둘리왕자보다 더 튼튼하고 더 예쁘고 더 큰 얼음꽃 궁전을
내 이름으로 세우리라 다짐하면서 둥근달님의 안경을 빌려 쓰고...톡톡.
나의 궁전이 될만한 터에 나의 것임을 알리는 내 이름의 깃발을 꽂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내 이름의 깃발 근처에서
둘리왕자의 깃발이 제왕의 깃발처럼 휘날리고
고구려 영토회복의 다물왕임을 암시하는 물결이 전해왔다.
내가 지나인이 되어 야만스러웠던 조상들이 갈취한
고구려 옛 영토를 내주어야 하는 입장이 되었다.
떼를 쓰며 더 이상 덤빌곳이 없어진 땅을 멍하니 바라만 보았다.
내 마음의 바둑순례자는 이런 나를 바둑아프리카라고 불렀다.
바둑아프리카, 바둑아프리카...내 숨이 꽉 막혀왔다.
둘리왕자는 내 마음을 아는 것 같았다.
내가 엉터리 수가 보이는 깃발을 꽂아도 나를 비웃지 않았으며
내 이름의 깃발을 정중히 받아서 둘리왕자는 둘리왕자의 이름 깃발을
예를 다해 꽂았다.
내가 세우고자 하였던 얼음꽃 궁전은 물거품이 되었지만
다음에 있을 둘리왕자와의 한판승부 앞에서는
오천년 역사 이전의 시대 치우 환웅천왕 바둑을 두어 볼 것이다.
삼족오가 성스러운 우리의 동물이었던 치우 환웅천왕 바둑을 두며
둘리왕자의 기억속에 남아있는 바둑인이 될 수 있다면
나의 꿈을 보여주는 행복한 바둑사랑일 것이다.
2004년 7월 22일 목요일
바둑톡톡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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