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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는 국수전이다.. |
| 글쓴이 유현7 조회 6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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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번 기를 예상하고 그녀와 대국을 하였으나, 막상 대국을 해보니 약간 싱거운 느낌을 받았다. 그녀도 인터넷 대국에서 결승전만큼 치열하고 정교한 바둑을 두지 않았다. 아쉽지만 한 판으로 끝내었다. 프로가 되면 기념으로 그 때 두겠다고 그녀가 말하였다.
물론 그도 마찬가지였다. 셀부르에서 그 날 많은 얘기를 하였다. 주로 그녀가 대화의 주도건을 잡고 대화를 이끌어 나갔었다. 그는 지금 그녀로부터 받은 그녀의 아빠가 이태리유학 중
딸에게 아빠 생각나면 들어라고 준 CD를 듣고 있었다. (별은 빛나고, 공주는 잠못 이루고,..
원어로 부르는데 정말 훌륭하였다. 특히 그리운 금강산은 젖 먹던 힘까지 다 내어 열창을 하였고 무척 감동적이었다.) "공부하는 틈틈히 이 음악을 들으면 단조로움을 조금은 탈피할 수 있을 거예요. 언젠가 정수씨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거예요."
그녀의 아빠는 조그만 가방공장을 하여 제법 성공을 한 뒤, 이태리 성악 유학을 가기 3년전에 공장을 꽤 많은 돈을 받고 처분을 하였었다. 10여년간 열심히 사업을 하여 성공을 한 뒤 평소에 꿈꾸던 목표를 이루기 위하여 현실적인 일을 멀리 하였던 것이었다..
또한 그녀의 어머니도 그녀가 7살 때 어린 동생을 데리고 프랑스 유학을 가서 패션을 3년간 공부하여 이젠 한국에서 알아주는 디자이너로 성공을 하였었다. 그 때는 그녀의 아빠가 뒷바라지를 하였고 이제는 그녀의 엄마가 아빠의 뒷바라지를 잘 하고 있었다.
결혼이 인생의 무덤이란 말을 가끔식 하지만, 그녀의 가족들은 결혼 후에 자신들의 목표를 향하여 현실생활에 최선을 다하고 꿈들을 이루어왔던 것이다.
나의 꿈은 국수전에서 우승하고 내년 나고야 세계대회에서 우승하여 프로가 되는 것이다..
그는 마음속으로 지그시 다짐을 해보는 것이었다.
그는 새벽 5시에 일어나서 조깅을 하였다. 처음엔 학교운동장 500m 트렉을 10번씩 돌다가
1달 후 도로를 뛰고 뒷산에서 산악 구보도하였다. 집중력을 고도로 발휘하기 위해선 체력을 길러야 했다. 그 동안 라면으로 식사를 주로 하였는데, 꼭 3식은 밥으로 하였고 식단 프로그렘 까지 짜서, 영양의 불균형이 없도록 몸과 마음을 딲았다.
잠자기 30분전에는 명상을 하고 마음을 고요히 하여, 쓸데없는 꿈이 꾸이지 않도록 하였다. 창 밖의 낙엽이 황금색으로 변해 가고 그의 눈동자는 열정으로 활활 타고 있었다.
기다리던 국수전의 그 날이 왔다. 전국의 내노라하는 맹장들, 평생을 바둑만으로 인생을 보낸 40~50대도 제법 많이 눈에 띄었다. 그저 바둑이 밥 먹는 것보다 더 좋았다는 그들의 한결같은 대답이 있었다.
200명 정도는 되지 쉽다. 순수아마추어가 90프로 이상이고 극소수 연구생 이무기 출신이 있는데 사실은 이들이 무서운 상대였다. 여기 모인 사람들 대부분이 어릴 때부터 바둑으로 이름을 날린 사람이었고, 바둑을 공부 할 수 있는 환경이 없었기에 그 들의 재주가 어쩌면 녹이 쓸었는지도 모른다. 그에 비해서 연구생 출신들은 이른 나이에 적성을 발견하고 재빨리 한길만 걸어온 행운의 세대였다. 과거에 선배들이 딲아 놓은 지름길을 가면서 그 과실들을 챙겨먹는 것이었다. 이기는 것만 항시 강요받고 양보의 미덕은 그 들에겐 사치였다.
처절한 승부의 세계에서 이겨야 살아 남는 것이었다. 그는 다소 느슨하였던 승부욕에 기름을 부었다. 가자 이겨야 내년에 나고야 땅을 밟을 수 있다.
동정 받는 사람이 되지 말고 동정하는 사람이 되자...
그는 굳게 입을 앙 다물고 자신의 자석이 배치된 곳으로 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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