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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바다를 바라보며.....
글쓴이 떡수天下   조회 676





달빛 바다를 바라보며



참으로 오래전 이야기부터 시작하렵니다

박통이 펄펄 살아 있을때니까요
유신 체제가 발동 되어 , 고대앞이니 안국동 건너편 신민당사앞 육교밑에 탱크와 장갑차가 주둔하고 있었던 기억이 나니까요 ..

아마 몇년이 지나 ,,
육영수 여사가 총알에 맞아 한떨기 목련처럼 스러져가고 ,,,

저는 이십청춘을 오기로만 살던 때가 있었습니다
국방복을 꺼먼 물 감 들여 입고 머리는 메추감독 처럼 휘날리며 생각도 그렇게 기다란것 처럼 이 세상 겁내지 않고 살던 젊음이었을까요?

용기는 없었지만 생각만큼은 하늘을 찔러 박통이 죽던 날밤에도 우리집 문간방에서 친구들과 더불어 기관당총 구하자며 호기(?)를 떨던 시절 ...

유신반대 데모주동자들이 대열을 앞장서 몰고 갈때 가슴은 뜨겁게 솟구쳤지만 ,,

가난한 집안의 딸들이었던 버스안내양한테 반말 찌꺼기를 함부로 내뱉던 그 이중성에 그건 아니다 라고 이장희의 그건 너를 즐겨듣던 시절 ....

나름대로 진지하게 살았다고 생각하던 그 시절 어느 후배로부터 형은 위선자라는 소리를 뜬금 없이 듣고 황당해 했었습니다 ,,

몇십년이 지난 지금도 그 말이 기억나는군요

순대국물에 소주 마시던 그 술집에서 그 후배가 남긴 말,,,,
아직도 왜 그말을 던졌는지 알수는 없지만 ,,

늘 마음속엔 내가 위선으로 세상을 사는게 아닌가 하는 그런 부끄러움과 조심스럼이 어딘가에 수줍게 ,아프게 남아있습니다

그래요 투박한 인정이 나을지도 모릅니다

제가 조아하는 회 그냥 설어 묵은 된장에 찍어 먹는 그 담백하면서도 간간한 맛,,,

씹을수록 감칠맛나게 스며드는 그 원시적인 맛...

그런 인간적인 매력을 갖기가 쉽진 않을겁니다 ..
도시와 시골에 어중한하게 길들여진 사람들에겐 ...

하지만 매끈한 도회적인 아름다움과 물들지 않은 전원의 아름다움 두 가지 다 사랑하는 그런 이중성만을 갖고 위선이라 말하진 않겠지요?

청사포 달빛 아래 흩어져가는 하얀 바다를 바라보며 젊은 날 ,,

한없이 순수하고자 했던 그런 날에도 위선적이란 말을 들은 적이 있던 사람이 ,

지금 몇십년 세파에 섞여 동행하고나서 그런 말을 듣는다면 ,,

감히 아니라고 말할수 있을까요?

그 젊고 순수했던 날들에도 감히 난 아니라고 말할수 없었던 아픔이 아직도 남아있는데...

바람이 불고 먼바다에 밝혀진 멸치잡이배들 ,,,

제게 길을 열어 어디론가 인도 하려는 달빛 바다의 은밀함 ,,,,,

언제 다시 이 바다에 다시 올수 있을까하는 아쉬움보다는

아직도 누구한테도 내가 위선적이 아니라고 말할수 있는 그런 맑음을 흉내내지 못하는 내가 더 한스러웠다면 ,,,,

그냥 흘러서 오다보니 맑고 푸른 청사포 앞바다에 흘러온것뿐이니 ,,,,

비록 그 바닷가가 값비싼 횟감과 헤픈 웃음 가득한 분냄새로 비린 해초내음이 가려진다 해도 ,,,

아직은 제마음 깊은 곳엔 늘 푸른 해운대 한 구석 숨겨논 나만의 작은 바다가 있으려니...

이 조차 위선이라 하더라도 ,,
그 위선마저도 즐기고 싶어지는 그런 밤바다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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