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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 여행[1] |
| 글쓴이 은행정 조회 7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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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행 배를 탔다. 아내가 혹 비행기를 못타보았다면 모르지만 처음부터
반드시 비행기를 타고 가야한다는 특별한 이유가 없었다.
그렇다고 굳이 제주도 가는 경비가 아까워 배를 택한 것도 아니다.
아내가 가고 싶은 만큼 나 또한 오랫동안 어떤 그림이 있었기 때문이다.
취미가 여행이라는 고급스러움 보다는 떠돌아다니기를 좋아하다보니
돌아다닌 것만큼 가고 싶은 곳이 늘 있었다. 나의 그 떠돌아다니는
습벽 때문에 아내 또한 겉핥기식으로 여러 곳곳을 둘러보았다. 휴일
전날에 느닷없이 밤길을 달려 새벽의 동해 바다를 본 것도 꽤 된다.
어쩌면 제주도는 아내보다 내가 더 가고 싶었는지 모른다. 딱 한번 몇
년 전 산악회의 일원으로 한라산을 등산한답시고 슬쩍 맛을 보았는데
그 맛이 기막히게 좋았었다. 해서 핑계 김에 제주행을 서둘렀는지 모른다.
더불어 오랫동안 배를 타고 바다를 돌아다니는 또 하나의 맛을 보고싶었다.
인천에서 제주도 가는 배는 일요일만 빼고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오후
19:00에 출항한다. 말로만 듣던 TV 화면 속에서 보던 엄청난 크기의 배다.
5층으로 이루어졌는데 1,2층은 화물칸으로 각종 화물과 버스를 비롯한 각종
차들을 싣는다. 3,4,5층은 객실이며 갑판은 길이는 100M를 넘는 것 같았다.
어스름이 깔린 부두에는 정말로 한산하였다. 몇몇 사람 꽁무니를 따라가니
긴 사다리를 타고 배에 오르는데 이렇게 큰 배를 탄다는 또 다른 설렘에
약간은 긴장이 되었다. 3등 객실료가 46,000원인데 애초 그런 곳인 줄
알았다면 아내를 대동한 입장에서 최소한 2등 객실을 이용 하였을 것이다.
그냥 마룻바닥에 카펫을 깐 3등 객실은 방 하나에 46명이 정원이다.
방구석에 담요가 쌓여 있었고 들어오는 순서대로 아무 곳이나 들어 누우면
바로 그 자리가 자기의 자리였다. 남자들 10여명 젊은 부부 한 쌍 그리고 우리
내외가 모두였고 중년 여자 하나가 있다가 다른 방으로 슬며시 갔다.
그리 참을 수 없는 정도의 냄새는 아니지만 소위 그런 냄새를 홀아비
냄새라고 하는지 조금은 역겨운 냄새가 실내에 가득하였다. 그러나 곧
그 속에 묻혔다. 젊은 부부는 아랑곳 않고 다리에 다리를 올려놓으며
서로를 껴안고 자는 듯 하였는데 우리는 남세스러움을 감내하여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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