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의 계절 5월에 | 문학게시판

Home > 커뮤니티 > 문학게시판



장미의 계절 5월에
글쓴이 바둑톡톡 조회 555

오늘도 밝은 햇살이 온 세상에 펼쳐지네요. 나도 햇살 한줄기 빌려다가 내 마음을 포장하고 싶어요. 밝고 화사하게 내 마음을 만들고 싶어요. 두둥실 떠다니는 하얀 꽃구름도 내 마음에 띄우고 싶어요. 동그란 모양만 보면 어떤 이야기라도 들려줄 수 있는 동화나라 엄마이고 싶어요. 아주 가끔 우주밖으로 던져지는 내가 될지라도 나의 자리를 굿굿하게 지켜내는 늘 푸른 님이 되고 싶어요. 내 마음을 검게 물들이며 속을 태우는 절박한 사랑으로 엮어가는 그런 인생 접고 싶어요. 일생에서 단 한번 있을 수도 있고 전혀 없을 수도 있는 그런일이 있었다면 님은 가장 먼저 무엇을 생각했을까요? 난 모르겠어요. 정말 모르겠어요. 난 벌판의 풀잎처럼 살고 싶어요. 새싹으로 봄에 태어나 여름밤도 푸르게 만드는 나의 빛으로 풀벌레 노래 소리를 사랑하며 가을이면 나의 푸른 빛을 하늘로 올리면서 봄을 기약하는 작은 풀씨 하나 남겨놓고 겨울이면 내가 태어난 땅으로 미련없이 돌아가는 풀잎이고 싶어요. 지금은 장미의 계절 5월이어요. 님과 내가 정말로 풀잎이라면 다정한 우리가 되어 풀의 나라에서 풀잎 이름으로 우리들의 벌판을 너울거리며 달려가는 초록빛 천사로 사랑과 평화 노래 부르면서 신비한 미스터리 서클을 만들어 놓았겠지요. 장미의 계절 5월에 내 마음은 왜 이럴까요?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나게 하네요. 오늘이 아닌 어제, 그 옛날처럼 살 수 없을까요? 오늘이 아닌 내일, 먼 훗날의 미래가 나는 두려워요. 빈손으로 살아가는 하루. 밀려오는 삶의 공허로 절망도 포기도 희망도 아닌 살아있음에 대한 그 이유로 알 수 없는 인생의 숙제들. 난 모르겠어요. 정말 모르겠어요. 2004년 5월 7일 금요일 바둑톡톡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