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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비사막에서 |
| 글쓴이 바둑톡톡 조회 59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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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가 바오밥나무처럼 느껴졌어요.
어린왕자 별을 산산조각나게 하는 바오밥나무가 아니고요.
통통한 항아리같은 몸매로 아프리카 사바나 초원을
1000년동안 지켜온 나무.
뿌리가 하늘 향한 듯하고 나뭇가지가 땅속에 있는 듯한 나무.
이런 바오밥나무처럼 느껴졌어요.
나는 나만의 꽃밭나라에서 나예요 꽃으로 있다가
햇볕 쨍쨍한 고비사막 자갈밭 여행을 하던 중
바오밥나무같은 그대를 보며
가장 바쁜 꽃의 나라 사절단 되어 살기도 했지요.
그대의 마음과 아랑곳 없이
내 마음대로 그대를 벗이라 생각하며
별을 보고 달도 보았지요.
가장 아름다운 달빛호숫가에 머물다 가는
구름 한조각도 물론 보았고요.
별과 달과 달빛호수와 구름 한조각 이 모두는
아름다운 화가와 시인의 보물섬처럼 다가와
내 마음을 설레이게 했지요.
그대을 벗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느껴본 행복이었지요.
아주 가끔은 내 심장 철렁하게 만들기도 했지만
내 능력으로 볼 수 없는 멋진 세상을
그대로 인해 볼 수 있었기에 그대는 언제나 고마운 벗이었지요.
그대때문에 내가 보았던 멋진 세상을 밀려오는 아침햇살로 기억하며
또 다른 세상을 볼 수 있는 마법의 거울속으로 걸어가는 꿈을 꾸네요.
오즈의 마법사 도로시처럼,
이상한 나라의 폴 리나처럼,
이상 나라의 앨리스처럼...
보이지 않는 존재의 끝을 향해 나아가는 우리.
그대는 지금쯤 어디에 있을까요?
무슨 생각을 할까요?
바오밥나무같은 그대여,
내가 바보같았다고 흉보지 마세요.
알아주는 사람 별로없는 상상속에서 꿈을 꾸며 살고 있는
나예요 꽃같은 나를 흉보지 마세요.
그대는 나를 이해하며 어느 정도는 나를 알고 있기에
나에 대한 염려로 흉보고 싶은 마음 생기는게 당연하겠지만
짧은 시간속에서 나누었던 가장 정겨운 인사말도 우정의 증표였으니
그냥 내 이름을 좋게 기억해 주세요.
나에게 그대는 바보밥나무처럼 신비한 벗이었으니
나도 좋은 친구 벗으로 그대의 이름만을 기억할게요.
난 이제야 내 자리를 찾아가고 있어요.
그대처럼 멋지고 훌륭한 자리는 아니지만
나에게 주어진 명마를 타고 바람의 딸처럼 쌩쌩 달려가는
중앙 아시아 몽골 고비사막...
대부분 자갈과 암석으로 이루어진 사막이지만
종종 뿌우연 바다의 해일처럼 밀려오는 먼지바람도
나에게는 멋진 그림이에요.
욕심 부리지 않고 부러워 하지 않으며
나의 사막 환경이 최고인 것처럼 볼 수 있는 이 곳이
마음 가벼운 세상이라 생각하니 좋은 것만 보여 오네요.
하지만 언젠가는 외롭기도 하겠지요.
내가 하고 싶은 말이 많이 생각나기도 하겠지요.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도록 나를 불러 줄 벗을
그리워 하기도 하겠지요.
언뜻언뜻 생각나는 상상의 나라 초대장을 기다리면서
아주 조금은 방황도 하겠지요.
말을 너무 많이 하여 후회했던 그 날이 있었으니
말을 아끼고 아껴서 내 마음속 은행에 저축하는 법이
가장 좋다라는 것을 생각하겠지요.
고비사막에서...
2004년 5월 2일 일요일
바둑톡톡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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