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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리향 |
| 글쓴이 바둑톡톡 조회 8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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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찾지 말아요.
내 향기가 백리까지 번져가도 나를 외면 하세요.
백리까지 가는 내 향기는 님을 유혹하기 위해 있는게 아니니까요.
신이 내게 준 백리향 꽃향기는 자연의 일부라고요.
나를 드러내 놓으며 님의 마음을 잡기 위한 향기가 아니라고요.
이런 나를 왜 이해 못하시나요?
나의 향기가 님 하나를 위한 향기처럼 보인다면
나는 누구의 님인가요?
나의 향기를 흠모하는 님이 하나, 둘, 또 있는데...
이런 나를 바람둥이 백리향이라고 한다면
님은 내가 알았던 좋은 님이 아니겠지요.
이 땅에서 백리향 꽃으로 살게 해 준 신의 말씀이 초목세상 법이며
그 법을 지키며 살도록 되어 있는 백리향 생명을 주셨는데...
님은 하나이고 사랑도 하나이고
내 마음의 별과 같이 다가오는 고운님도 오로지 하나인데...
나의 향기만 믿고 나를 따라 오면 어떻게 하나요?
님은 님의 길을 걸어 가세요.
백리향 꽃향기로부터 멀어지는 길을 걸어 가세요.
님이 가는 길 어디쯤에서 나의 향기가 전해져도
바람이 날려 주는 백리향의 일상적인
소식이라고 생각하면서 가볍게 걸어 가세요.
나의 향기를 알고 나의 향기가 좋다고 하신 님 고마워요.
나도 님의 향기를 알아요.
내 마음속 항아리에 님의 향기를 가득 담았는걸요.
님이 생각나고 보고싶어질 때 내 마음속 항아리 뚜껑을 열고
님에 대한 그리움으로 살아가겠지요.
나의 향기를 특별한 향기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예전처럼 그냥 평범한 꽃의 향기라고 생각해 주세요.
이름없는 산골짜기에 분홍빛 얼굴로 피어있는 백리향이라고
보아 주세요.
꽃 앨범속에 있는 나를 님이 보았다면
다정한 눈인사만 해 주세요.
쌀쌀한 눈빛으로 무정한 눈빛으로
나를 원망하며 쳐다보지 마세요.
사람의 말을 잘 하지는 못해도 사람의 마음을 알 수 있는
백리향이니까요.
백리향이 님을 알고 님이 나의 향기를 알고
내일을 위한 우정 더 이상 나눌 수 없을지라도
님을 알게 된 땅의 나라 나는 영원히 잊지 못할거에요.
2004년 4월 29일 목요일
바둑톡톡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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