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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세에는 나무로 태어나게 해 주소서 |
| 글쓴이 활주로 조회 73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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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도를 닦은 사람도 아니고, 주역이나 성경을 독파한 사람도 아니지만,
세상 쪼금 살면서 돈 모은 것도 하나두 없고,
배운것도 별로 없다.
그러나 세상에 인간이 태어나 곧 머지 않아 죽는다는 것과 다시 흙으로 아니, 자연으로 돌아간다는 것만은 배웠다.
자연에서 생겨나 자연으로 가는 것, 거기에 남는 것은 기억이다. 남는 것은 그 기억 뿐...
자연은 많이 변화하고 바뀐다.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
사람이 태어나 17~8세까지는 봄에 비유해도 좋을 듯 하다.
뭐든 지 만들어내고 창조할 가능성이 무한한 나이, 꽃피는 시기.
40세까지는 여름에 비유할만 하다.
열정적으로 산다. 뜨겁게 사랑도 하고...
자신을 열매 맺기 위해 부단히 이리 뛰고 저리 뛰고 분주한 나이다.
60세까지는 결실을 맺는, 그야말로 자신을 돌아볼 쯤,
오손도손 모여 앉아 여름에 일군 감자 고구마 구어 먹으며,
풍년, 흉년을 이야기하는 시절 가을!
이제 하얀 머리에 흰 눈썹을 휘날리며,
인생의 도인으로 자연으로 돌아 갈 시간을 남겨 놓고,
인생의 종점,
겨울의 뜨락에서,
이 세상의 모든 미련들을 하나 하나 접어 나가는 새롭게 태어나려 기나긴 잠을 청하는 시기!
누구나 한번은 태어나 한번은 가야하는,
자연의 한 파노라마속에 잠깐 스치는 빛처럼,
그렇게 싹이 돋아나 꽃이 피고 열매 맺고 시들어 간다.
더러는 큰 포부에,
때로는 흥분과, 희망과, 욕망과, 세상을 다 가진 듯한 때도 있었건만,
어느 새 낙엽을 밟으며,
가로수를 벗삼아 하늘을 지그시 바라 보는,
그런 때를 맞고보니 자연은 무한히 커 보이고 나는 어둠의 먼지처럼 그렇게도, 그렇게... 작다.
나는 자연에 다시 태어날 수 잇다면,
조물주께 조용히 빌어본다.
' 후세에는 나무로 태어나게 해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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