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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내가 만약에 라파엘로였다면... |
| 글쓴이 바둑톡톡 조회 85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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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에 천개의 창이 있었다면
님은 나의 창 모두를 똑똑똑 두드리면서
조개껍질 배를 타고 다가온 나의 사랑 비너스였겠지요.
새로운 각오로 나의 시작을 알리는 내 마음의 종소리는
아침해가 중천에 떠 있어도 계속 울리네요.
눈꽃이 날리는 날 축복이 넘치는 미소로 반가운 님 소식을
전해들을 수 있기를 기도해 보네요.
정보의 바다에서 물결춤을 추고 있는
수초 사이사이를 가르며 지나갔던 우리의 인연은
바다가 맺어준 행복한 만남이었다고 난 생각하네요.
르네상스의 거장 중에 한사람 라파엘로의 숨결이 살아있는
바티칸 궁전의 아테네학당 그림을 내 마음대로 엿보네요.
아, 내가 만약에 라파엘로였다면
흑백물결이 너울너울 춤추는 바둑나라 학당을 그렸을거라고 생각해 보네요.
아테학당 중앙에서 아리스토탈레스와 플라톤이 걸어나오는 자리에는
바둑판 한가운데의 천원짜리 화점으로 생각하며
바둑의 중심을 나타내는 나의 사랑을 그려 넣고
아리스토탈레스와 플라톤이 각각 들고 있는 그들의 대표적인 철학책 대신에
왕하수를 위한 화점과 삼연성과 호구가 가장 재미있게 묘사되어 있는
바둑책을 그려넣고
두 철학자의 앞쪽에서 비스듬히 누워있는 거지철학자 디오게네스 대신에
지나가는 바둑 나의 님을 그려 넣고
디오게네스 앞쪽계단 밑에서 진지한 모습으로 책상에 앉아있는
한 사내가 바로 "모든 것은 흐른다"라는 말로
세상만물의 이치를 설명하려했던 헤라클레이토스 철학자인데
여기는 그 누구를 대신할 수 없는 자리이기에 그 모습 그대로 남겨 놓고
아테네학당 왼쪽에서 열심히 무엇인가를 쓰고 있는
피티고라스 자리에는 나의 사부 바둑신선을 그려넣고
아테네학당 오른쪽에서 컴퍼스를 들고 원을 그리고 있는
수학자 유클리드 대신에 나의 벗 월궁선녀를 그려넣고...
고대그리스 철학자들을 소재로 재미있는
아테네 학당을 그린 라파엘로는 어디에 있을까요?
오른쪽 뒤편에서 검정 베레모를 쓴 사람이지요.
내가 라파엘로같은 화가는 아니지만
2004년에는 나도 아테네학당과 같은 걸작을
바둑사랑과 더불어 그려보는 꿈을 꾸네요.
2004년 1월 26일 월요일
바둑톡톡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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