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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쓰는 편지.
글쓴이 曇徵 조회 877

늘그막이 찾아오는 병마처럼 빗줄기가 듬성인다. 마음은 개인 하늘을 바라보나 축축한 대지를 밟으나 평온하지만, 멀리서 들려오는 힘든 소리들이 내게는 머언 발치나마 약하지만 분명한 아픔을 알려오고 있구나. 삶의 본질을 마음속 깊이 새겨두었음에도 언제나 그러하듯이 타인의 아픔은 내것만 하지 못함을 씁쓸히 떠올려본다. 내가 쥐고 있는 것만이 소중하고, 타인의 것은 내것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그만큼 소중하다는 것을 경시하는 마음들은 이미 어디를 가던지 직면하는 비일비재한 일이겠지. 그렇게 해서는 안됨을 알면서도 나 자신도 자꾸만 젖어들어가는 것이 조금은 서글퍼진다. 조금만 더 머얼리 저 산을... 저 하늘을 보아야겠다. 人不知而不溫이면 不亦君者呼아...라 했던가? 그래 한자가 틀리면 어떻고 맞으면 어떻겠는가? 그 말 뜻이 조금 어감이 틀려진들 어떠겠는가? 그저 그 말이 자꾸자꾸 떠오르는 것은 지금 내가 그런 마음을 닮아가고 싶음이겠지. 넓은 세상을 그 보다 더 큰 우주를 담아내고픈 마음이 있으면 될터이고, 그런 세계도 어차피 내가 있음으로 시작되는 것이 아니겠는가. 이미 내가 세상의 중심이라면 기준점인 내 자신이 먼저 올곧아져야 하리라. 조금만 더 머얼리 저 강을...저 바다를 바라보고 싶다. 내가 가진 아픔이 그리 크지 않음을 다시 다짐해본다. 나는 비록 뭇소리들을 들었을지언정 정화된 소리로 마음속에 담아내야 하겠지. 이런것조차 我田引水격의 해석으로 되지는 않을까 조그만 노파심을 부려본다. 삶의 이치속에는 늘 동전의 양면과 같은 속성이 있는듯하다. 너무 유약해도 아니되고 그렇다고 강함을 고집해도 아니되듯이 中庸을 지켜감이 참으로 어려운 경지임을 실감해본다. 그래도 한걸음으로 시작을 또....또다시 해 보자. 저 머얼리 있는 타인의 마음속으로... 저 머얼리 있는 세상속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