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를 맞으며... | 문학게시판

Home > 커뮤니티 > 문학게시판



가을비를 맞으며...
글쓴이 바둑톡톡 조회 752

바둑동산에 올라 하늘을 보며 구름꽃 타고 날아가는 선녀처럼 나의 하루를 보냈던 날도 무명작가의 동화처럼 잊혀져 가고 폭풍우가 몰아치는 저녁에 내 마음의 달을 보고자 가을비를 하늘나라 꽃비처럼 맞아 본다. 여름의 끝자락을 아쉬워 하며 가을이 오는 길목을 님이 오는 길처럼 좋아했었는데... 거듭되는 흑백사랑 방랑의 길에서 나의 사랑, 바둑사랑을 훌훌 날려버리고 명탐정 홈스의 추적에 내 그림자는 또 붙잡혔다. 명탐정 홈스가 잡은 그림자는 내가 아니라고 말하지만 내 마음에 생기는 블랙홀은 새로운 바둑사랑 꿈길을 열어 준다. 포기하고 뒤로 물러서면 그만인 줄 알았는데 나를 잡아당기는 흑백 꽃무리. 나는 그 꽃무리속에 들어가 둥근달을 본다. 나를 아씨라고 부르는 내 또래의 댕기머리 소녀와 손에 손 잡고 강강술래를 하며 세상 밖 담을 처음 넘어 본 설레임과 기쁨으로 단장하는 나의 얼굴. 하얗게 빛나는 달밤을 님이 있는 천국이라 여기며 붉어지는 나의 얼굴은 가을햇살에 익어가는 사과같다. 2003년 9월 12일 금요일 바둑톡톡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