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가르쳐준 사연

그리우면
가을 들녁 허허로운 솔밭 숲
길을 따라 바람을 맞는다.

파랗게 멍들었던  숲의 가슴앓이는
삭풍 한 줌에 어느새
붉은 단풍이 들었다.

네가 그리우면
마음 꺼내보듯 걷던 호수길 풍경은
가을 길목에 그림자지고
지난 여름이 무상타..

바람은 가슴에도 가을을 남겨간다.

너 떠난 아침
남겨진 설움처럼
베어낸 논바닥에는
힌 서리 하이얗게 들녁 가득 내렸구나.

그리우면 가을 들녁길
허허로운 솔밭 숲
바람을 맞는다.

2010.10.27
한솔매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