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여백





















가을은
"그저 이쁘다."
아마 소년 때였지.

스무살 넘어 
가을은 내 인생에 의미를 던졌어.
"꿈도 인생도
풍성한 열매를 맺을거야."
숱한 비바람 뚫어 봤어.
불가능과도 마주서 보고 
좌절과 천 길 벼랑에서도 떨어지는 기분도 느껴봤어.
바람과 비가 친구가 되었던 세월을 헤치고 마주선 중년
서리 내린 들녘과 하늘과 맞닿은 꽃 단풍...
"허허롭네."
쉬흔 둘..
지금은 "감사"를 배우고 있어.
"여백"도 그려낼 수 있지.
내일은 
"백발 성성히 
황혼진 강가를 한가히 거니는 나"를 그려볼 참이야.
"자연 속에 나"였다는 
사실 하나로 만족할 때까지..
네가 내게 준 의미=여백이라고
2010.10.31.
한솔매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