햋빛은 반짝이는데도 비가 내렸다.

뭉게 구름이 피어나는 사이로 파란 하늘이 보였다.

‘투둑’ ‘툭’ 하고 제법 굵은 빗방울이 떨어졌다.

사람들은 간간이 우산을 양산처럼 쓰고 지나쳐 갔다.

오늘은 제법 멋진 날이다.

어저껜 채널을 돌리다 우연히 ‘화성인,,,,’ 프로그램을 보았다.

강남 압구정녀가 나왔다. 일단 차림새는 보통 사람들과 비슷했으나

생각 만큼은 너무도 달랐다. 알만한 사람은 다안다.

그쪽 동네엔 땅값이 좀 비싸다는 거 ,, 강 넘어 쪽에서 귤 한박스

만 3천원에 사는데 거기선 한 봉다리에 만원 한다는 거

그래도 어쩔수 없이 사는 사람과 서민들도  상당수 있다는 거,,    

그녀는 우동 한끼를 먹으러 일본을 비행기타고 하루에 다녀왔다.

우동 한그릇이 뭘 넣었는지는 몰라도 150만원이란다.

명품 빽과 구두등이 방안 가득 굴러 다녔다.

유명 OPEN CAR를 타고 싶다고 했더니 어머니가 아무 소리

않고 6,000만원을 현금으로 주었다고 했다.

그리고 남들도 다 그정도 하고 사는 줄 알고 있었다.

사회자인 두사람도 웬만큼 말 펀치(?)가 있는 연예인인데도

주눅이 들어 그녀에게선 얌전한 색씨가 되었다.

입을 한시도 다물지 못하고 헛기침과 함께 부럽다는 말만 연발했다.

그녀를 보고 있노라니 갑자기 북한 개성공단의 근로자들이 생각났다.

못먹어 빼싹 마르고 까맣케 탄 얼굴들,, 그리고 옷감이 부족한지

검정 단색 옷으로 통일한 남자들 ,, 한달간 죽어라고 일한 댓가가

9만원 ,, 거기서 2만원은 당국에서 미리 떼간다. 그래도

일이 있다는 자체로 행복해 하는 사람들 ,,,

에치오피아, 필리핀, 방글라데시 ,, 1달러면 하루를 사는 사람들

난 그녀가 그런 곳에도 가보고 그들과 함께 며칠이라도 생활해

봤으면 하고 속으로 생각했다. 아니

그리 멀리 가지 않아도 된다. 주변에 널려 있으니까 ,, 얼마든지

서울역에도 있고, 학교에 굶는 아이들도 있다. 농촌 어딜가도

그냥 내 깔겨 놓은 논과 밭 ,, 거기있는 노인네들도

그저 만나 보기만 하면 된다.

왜 그곳엔 어린 아이들과 학교가 없는지, ,,그리고 그 넓디넓은

논과 밭을 갈지 않고  씨를 뿌리지 않는지 !

재 개발지  철거된 마을에서   전기도 끊어지고 물도 없는

곳에서 몇몇 남은 사람들이 왜 나가지 않고 있는지를 ,,,  

깊게 패인 이마위 주름살 에 비치는 촌노의 표정에 왜그리

쓸쓸함이 묻어 나는지를 ,,

물론 지구인 프로에 나오지 않아서 다행이긴 하지만

돈엔 한번도 구애받고 살지 않아 돈앞에 당당한 그녀는

뭐 oo녀, XX녀 란 말이 한때 유행했지만 그런 류와 좀 달랐다.

돈은 없고 마음만 풍족한 난 그녀를 불쌍하게 보지만

돈으로 모든걸 해결할 수 있는 그녀는 돈없는 나를 불쌍하게

볼 것이다.

하지만 세상은 다양하게 슬프고 아름다운 것이 있고

어려움 속에서도 희로애락 과 함께 희망이 있으며

물질적 풍요속에 정신적인 빈곤이 있을수 있으며 ,,

돈 천원으로 필요한 자에겐 생명을 구할수도 있다는 것을

가장 행복하고 아름다운 일은 각자마다 좀 다르겠지만

불쌍한 사람 , 주변의 어려운 이를 돕고

봉사하며, 땀을 흘려 일하며 , 자신을 돌보고 가꾸는 그리고

기쁨은 서로 나누는 ,,  아주 아주 단순한 것까지 포함해

그녀에게 알려주고 싶었다.

그리고 그녀에게 현금 6,000만원을 줄 수 있는 그녀의

어머니는 7080시대에 주택 청약을 하기 위해 밤을 새우며

줄을 서고,, 강남으로 , 안산으로 , 그녀를 들쳐업고 먼지가 풀풀

날리는 신도시 현장을 뛰어 다녔던 사람들 중 한사람 이었다는 것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