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을 나서기도 싫은 날

외로우면서도 

핸드폰 전원을 꺼둔다

까만 새벽을

어둔 밤이 되도록

건성으로 바둑을 두고

게시판을 휘돌아

천연덕스레 댓글을 단다

누군가 나를 욕한다

더 많은 사람들이 격려한다

그러나 지금 나에겐

공허한 메아리

모니터 앞에서 따르는 소주잔

잔을 채우니

술병이 비워진다

창밖으로 보이는 초생달

내가 창살에 갇혔나

네가 갇혔나

물끄러미 외면하는 가로등처럼

무기력하게 보낸 하루

외로움을 술잔에 담아 놓고

꺼진 휴대폰 바라보는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