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엽서

디엠젯을 지키는 초병의 눈빛인가

날이 선 경계의 눈빛이 엽서에 머문다

한가위 밝은 달빛은 초병의 정체를 드러 낸다.

엽서의 사연를 비추인다.

날 선 눈빛은 그만 무디어지고

그리움으로 물든다

이 즈음이면 황금색 파도가 일렁이는

고향의 벌판으로 달려 간다

머리를 외로꼬며 수줍어 하던 그녀도 현실처럼 안기운다

얼음을 타다 물에 빠져 죽을 뻔했던  칠곤이가

이른장가를 간다 

술만 마시면 마누라를 개 패듯이 두들기고 눈만 마주쳐도

찌짜를 걸던 황영감은 이제 그짓도 못하고 주검이 되었다.

배운것 없고 가진것 없어 머슴살이를 전전하던

만수형은 이제 내 땅 사서 떵떵 거리고 산다.

뒷산 소나무 아래서 뛰어 다니며 풀을 뜯던 송아지 누렁이도

이제 황소가 되었다.

달빛엽서 속에는 고향이 있다.

그리움이 있다.

초병의 눈은 달을 바라본다.

님의 눈도 달을 바라 본다.

그렇게 둘이는 은밀히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