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난 이야기 한토막을 해야겠네요. 蔡偉(38)라는 중국 사람인데요. 노점상과 트럭운전으로 생활을 하며 살아온 평범한 소시민인데요. 이 사람이 '고문자'에 관심이 많아 혼자서 15년 정도를 독학을 한 모양입니다. 고문자란 '갑골문 ' '금문'등을 말하는데요. 이 사람은 독학을 하며 상해 푸단대(復旦) 추시구이'교수에게 편지를 쓴 모양입니다.

추시구이(裘錫圭)는  생존해 있는 중국 고문자학의 실력파지요. 두 사람은 금방 의기투합 합니다. 고수는 고수가 알아보는 법...  추시구이는 채위를 불러 마황퇴 출토 문자검토를 함께 합니다. 자신이 연구소장으로 있는 연구소의 연구원 신분을 보장(?)하여 노점상 트럭운전등의 생활고를 면하게 해주면서요.

채위는 이 연구에서 활약을 하며 푸단대학의 박사과정에 들어갑니다. 추시구이는 푸단대 베이징대 고문자학 교수 두명을 더 설득하여 추천서를 받고 중국 교육당국의 허락을 이끌어낸 모양입니다. 초유의고등학교 졸업자가 학사. 석사 과정을 생략하고 박사과정에 들어간 것이지요. 금년에 있었던 일입니다. 좋은 선생은 좋은 제자도 만나는 법이지요. 좋은 선생, 좋은 제자는  정론이라면 학교 시장을 가리지 않고 취하는 준비가 된 사람들이겠지요.

貞:  在北史有獲羌.

이 문장은 '갑골문합집'(914正)에 나오는 문장인데요. 史자를 놓고 중국의 문자학의 대가 '진몽가'의 주장을 반론하는 한국인 학자의 모습이 있기에 선택해 봤는데요. 진몽가는 '북사'라는 관원으로 해석을 했고 한국의 학자 이의괄'은 在의 쓰임을 들어 事로 해석을 해야 한다 맞서더군요.

사실 갑골문 금문에 史.事.使는 같은 자로 보이지만 설이 구구하여 정론이 없는듯 합니다. 설문도 대동소이합니다.

史: 일을 기록하는것(記事者也)

事: 일을 하는것(事職也)

使: 심부름을 시키는 것(使伶也).

이런 연구성과를 거쳐 위의 갑골점사를 해석하면 이렇습니다.

점에 물었다. '북사'에게 강족을 치라 할까요.

그렇습니다. 학문은 눈밝은 사람들의 검토와 검토를 거쳐 발전합니다. 노점상에 트럭운전수를 하면서도 책을 놓지 않았던 중국인 '채위'를 보면서 학문에 성골 진골을 따지는 것이 얼마나 무력한 짓인지를 깨닫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