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향목의 숲 속에는 다른 나무들은 없는데

향나무가 빽빽한 그곳에 사자가 살고 있습니다..

사위가 고요한 그 숲속에 사자가 홀로 노닐면, 다른 동물들과 새들이 모두 도망가버립니다..

다만 사자새끼들은 세상이 되면 크르렁거리면서 포효하는데

들개 같은 경우에는 백년이 되어도 요괴소리를 낼 뿐이지요..

온전한 깨달음을 일순 얻게 하는 학파에선 인정을 두지 않으니

만약 그대에게 의문이 있어서 해결되지 못한 것이 있다면 바로 다투어야 합니다..

이것은 내가 분쟁을 촉발하는 호승심이 아니라 수행이 단견과 상견의 구덩이로 빠져드는 것을 경계합인데

비와 불비, 시와 불시, 이들은 털끝같은 차이가 있어도 천양지차가 나는 것이죠..

옳게 되면 법화경에 나오는 용녀와 같은 그 순간에 부처를 이루고

그를 경우에는 선성비구나 산 채로 지옥에 떨어지는 경우와 같습니다..

나도 어려서부터 학문을 쌓으면서 이론적 토론도 해보고, 온갖 참고자료를 모으고 뒤적이면서

온갖 이름과 개념들을 따지면서 쉴 틈이 없어보았지만, 그러나

남의 보배를 세어보았자 무슨 이익이 있는가? 라는 선각자의 한 comment에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었지요.. 그랬더니

좌충우돌하는 그 온갖 행태가 헛된 일임을 깨닫고 보니

오랜 세월을 풍진객처럼 살아온 것이 드러났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