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비자'에 '창힐이 문자를 만들자 하늘에서 쌀비가 내렸고 귀신이 목을 놓고 울었다'는  말은 인간이 하늘의 언어를 이해하던 귀신의 영역을 침범 했다는 의미로 이해됩니다. '한서'는 삼천자의 서(書)를 읽고 쓰던 '서학동(書學童)'과  천여자의 서(書)를 이해하던 '무축동(巫祝童)'을 '학교(學校)'에 모아 그동안 귀신의 영역으로 알았던 '하늘'의 세계와 관계망을 맺었던 고대의 모습을 전하지요.

귀신만이 알던 하늘의 뜻을 인간이 문.자.서(文.字.書)를 통해 파악해 내는 비밀스런 무엇으로 알던 시대, 사람들은 글자가 쓰인 종이 쪽지 한장도 부적(?)으로 알고 믿고 받들던 인식이 있었다 그말입니다.

이 '문자서'의 존중과 추앙은 중원에 28가(家) 또는 36가(家)라는 중원문풍(江湖文華)을 만들어 내는 바탕으로 보아지는데요. 28가 36가하는 이말은 곧 '제자백가'를 말하는게지요.

제자(諸子)

유가. 도가. 음양가. 법가. 명가(名家).  묵가. 종휭가. 잡가. 농가. 소설가(小說家).

백가(百家)

부. 잡부. 가시(歌詩). 시부. 병권모(兵權謨). 병형세(兵形勢). 병기교. 천문. 역보. 시구. 술수. 의경. 경방. 방중(方中). 신사.

문명이 개화를 꿈꾸던 아늑한 시대에 귀신의 영역을 엿본 인간이 만들어낸 문.자.서의 비밀은 학술의 백화쟁명을 만들어 냅니다. 칭찬은 코끼리도 춤추게 한다던가요. 문자서를 존중하고 추앙하던 중원의 문풍은 '제자백가'라는 학림(學林)을 꽃피워 내것이지요.

중원에 백화쟁명하던 문화사상속에 '이사(李斯)'의 '문자탄압'같은 사건도 있었지만, 당나라 시대 2300명의 시인들이 남긴 5900편의 '당시(唐詩)'가 오늘에 전하는 감동은 문.자.서의 존중 바로 그것이라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