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밖에 마음을 입은 두 승부사

  이세돌 九단이 패자조 결승 복기장면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 (사진1) 결승1국이 들어가기까지는

아직 30분가량의 시간이 남아있다. 이세돌 九단은 이 날도 어김없이 여유롭게 대국장에 도착했다.

그는 시간관념이 굉장히 투철한 사람이다. 적어도 본인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약속이라면 그러하다.

대국시간이 임박해 도착하는 대다수의 기사들과는 달리, 이세돌 九단은 최소 30분에서 최대 1시간

일찍 대국장에 모습을 드러낸다. 그리고는 대기실에 앉아 팔짱을 끼고 연신 눈을 깜빡거리며

골똘하게 무언가를 생각한다.

  "이창호 사범님, 10분 뒤에 대국 들어가겠습니다."

  복기가 끝나자 이창호 九단이 이세돌 九단 옆에 털썩 주저앉는다. 그리곤 싱긋 웃는다.

  "아, 힘들다.뭐 하고 있어?" (이창호)

  "사범님 패자 결승 기보 놔보고 있어요." (이세돌)

  "안 놓아 봐도 이길 텐데 뭐..."(이창호)

  "에이~이래야 반집승부죠." (이세돌)

  사진2내용으로 추측해 보건데 이런 대화가 오갔을것 같다. 그들의 관계를 생각해보면

충분히 가능한 대화다. 불편할 것 같지만 편한 관계, 서로에게 이상하리 만큼 끌리는 묘한

관계. 이세돌 九단은 종종 이창호 九단에게 조언을 구한다. 좀처럼 자신의 의견을 굽히지

않다가도 이창호 九단의 의견에 고개를 끄덕인다. 이창호 九단은 돌발행동으로 간혹

구설수에 휘말리는 이세돌 九단의 이야기를 접할 때면 고개를 가로젓는다.

  "아니겠지...다른 이유가 있었겠지."

  그리고는 그저 안타까워한다.

  이창호와 이세돌, 이들은 전혀 다르면서도 어딘가 모르게 비슷한 분위기를 풍긴다.

이세돌 九단 역시 드물게 몸 밖에 마음을 입은 사람이다. 이세상과 타협하며 살아가기에는

어려운 구조체계를 가진 사람들. 이들은 같은 부류이기 때문에 서로에게 끌리는 걸지도

모르겠다. 다만 외부로부터 자극을 받았을 때 이창호 九단은 충격을 내면으로 흡수해버리고,

이세돌 九단은 곧바로 밀쳐내 버린다. 그 차이일 뿐이다.

<출처: 월간바둑 2009 5 밀착취재기/제27기 KBS 바둑왕전 결승1국~3국 백)이창호 흑)이세돌

          이도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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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바둑 2009년 5월호에..실린..이도윤기자님의 관전기의 작은 제목..기쁨조차 자유로울 수

없는에 이은...글..몸 밖에 마음을 입은 두 승부사..입니다..

5월달에 이어 6월 7월.. 많은 일들이 일어났고 많은 말들이 오고 갔지요...

문득 이도윤기자님의 글이 생각이 나서..올려봅니다..출처는 밝혔고...;;;제가 느낀 느낌과

비슷한~글을 이도윤기자님이 써주시니 좋기도 하고 놀랍기도 하고....ㅎㅎ;;

삼성화재배, LG배를 보니..이세돌사범님이 생각이 나서...;;

이런 글도 있구나..하는 마음에...그냥...

이창호사범님 이세돌사범님 그리고 한국바둑의 소중한 보석들, 꽃들...

<두개의 바위틈을 지나 청춘을 찾은 뱀과 같이> 아낌없이 고뇌하고 심장이 떨리게

즐거워 하시면서..한국바둑을 지켜주시길..후회없는 행복한 승부사의 길을 걸어가시길..

바둑팬의 한사람으로..마음속으로  힘찬 응원의 박수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