뿔없는 용은 구름을 일으키지 못한다.오직 신룡만이 구름을 일으킨다. 구름이 용을 신령하게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용이 구름을 타지 못하면 신령함도 들어내지 못한다.

[且乘龍不能興雲.唯神龍然復興之.則非雲之靈其龍審矣.然龍不乘雲無以神其龍. 이규보]

'이규보'는 문인의 글쓰기를 용과 구름을 비교하여 표현하고 있네요. 중세 사람 이규보가 이름이 난 이유를 알만합니다. 이규보가 활동하던 고려시대에도 당송시대의 유행문체인 사륙문체(四六文體)가 번성하며 전통적인 고문부흥(古文復興)과 충돌을 한 모양입니다.

당송시대의 문학은 사실 글을 아름답게 쓰려는 노력이 지나쳐 미사여구와 형식에 메달려, 내용의 실질(實質)을 간과하는 흠결이 있다는 평가지요. 고려시대에도 이땅에는 고려의 노래가 있었던게지요. 승려 '균여'가 노래를 짓고 한문학인 '혁련정'이 한역을 하고 그 한역에 '서문'을 쓴 '최행귀'의 동인문학은 독서인들의 감동시키에 충분합니다.

한시를 지으려면 5언7자로 갈고 쪼개야 하고[詩構唐辭磨琢於五言七字] 우리말로 시를 지으려면 3구6명으로 끊고 갈라야 한다.[歌排鄕語切磋於三句六名] 두 나라의 시가 성률로 따지면 서로 멀고 분간이 쉽지만 이치로 보면 좋고 나쁜것을 따질수 없으니 [論聲則隔若參商 東西異辨 據理則敵如矛盾 强弱難分] 비록 문장으로 서로 싸우고 다툰다 해도 진리의 바다로 가는 것은 한가지다. 각기 그 자리가 있는데 무엇이 하찮을까.[雖文對衝詞鋒 足認同歸義海 各得其所]

참으로 탁견입니다.

훗날 '장약용'이 조선인은 조선인의 시를 써야한다며 되도않는 압운(押韻)에 메달려 본질을 잃고 있다던 '사대주의'라는 괴물이 고려시대 문인들의 눈앞에 아른거렸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위의 향어(鄕語)에서 향가라는 말과 향찰이란 한반도 고대언어와 문자가 연구되는 단초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