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을 도를 실어나르는(文以載道) 무엇으로 보았던 유학은 10세기말에 와서 중대한 기로에 서게 되지요. 백성과 나라를 지켜주지 못하는 체제와 사상은 ��어(衝決)버려야 할 대상이자 세상을 망가트린 괴물이 된것이지요. 이런 시대의 백성들의 삶이 고단한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겠지요.

한 소년이 있었지요. 열살 소년은 두살 아래 동생과 손을 잡고 동냥을 합니다. 두 형제가 하루종일 구걸을 하여 얻은 것은 보리쌀 한되박, 집에 돌아온 소년은 할머니의 손에 끌려 다시 동냥을 나가지요. 네살  먹은동생까지 데리고 말이지요. 조실부모한 열살 소년을 가장으로 한,  한가족의 생도지망의 모습이지요.

소년은 동냥을 할때마다 가슴이 면도칼로 난도질 당하는 아픔을 느꼈답니다. 충분히 이해할 일이지요. 팽덕회(彭德懷)의 자서전에 나오는 대목이니 믿을만 하겠지요. 팽덕회는 스스로 학인이라 칭하던 모택동이 아끼던 막하(幕下)지요. 모택동은 '담사동'과 팽덕회는 시원해서 좋다며 몇번이나 칭찬을 했답니다.

담사동(譚嗣同1865-1898)은 유학을 배워 불교를 심취했던 학인으로 '양계초' '강유위'등과 교우하며 당시로는 위험천만한 사상을 전개하다 문자옥(文字獄)을 당한 인물입니다. 유학으로 군인으로 승려로 방황하다 혁고탁신(革古琢新)의 꿈을 품은거지요. 담사동은 충결망라(衝決網羅)만이 중국을 살릴수 있다 생각했고 자신의 신념에 충실하다가 북경성 서문앞에서 몸둥이가 두동강 난것이지요.

[오늘 중국의 개혁은 나의 피로부터 시작될 것이다.]

담사동은 인원무(仁元无)는 서로 통한다는 귀문(鬼文)을 퍼트렸다는 죄로 참수를 당하며 마지막 남긴 유언이 서늘합니다. 담사동은 35살의 나이로 삶을 접은 사람으로 '인학(仁學)'이라는 저작을 남겼지만 걸작(?)은 아닌듯 합니다. 그러나 그의 사상적 동지였던 양계초는 담사동을 중국 근대 철학의 시작이라 평가 했지요.

모택동은 30대 초반 도서관에서 4년여를 보낸적이 있어 스스로 학인(學人)으로 중국문화의 빛과 그림자 역(役)을 톡톡히 했는데요. 그의 혀끝에 여러 학인이 청룡열차를 타기도 했지요. 담사동의 사제로 평생 강단있는 학인이었던 '여징(呂徵)'을 면전에 두고 '나는 저 늙은이가 징그럽다'한적도 있을정도지요.

모택동의 생각은 담사동의 행동과 여징의 천착(穿鑿)의 비교겠지요. 학인은 일찍 죽어야 하는 모양입니다. 학인이 오래 살다 보면 못볼꼴을 많이 보게 되는 숙명도 있는 것이겠지요. 울쩍한 가을날이군요. 저도 한시(漢詩) 한편 탱기는군요^^.

다음편에는 '한문이 궁금합니다'인데요. 저도 그것이 언제나 항상 알고싶은 문제입니다.

[書館幽寂山寺居

落葉參羞木影疎

日短秋深無一事

孤窓眼檢古人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