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시사님의 글을 읽고 별 생각없이 적었던 것인데.....

생각외로 많은 분들이 댓글과 관심을 보여주셨네요. 감사드립니다.

문학게시판이라는 곳과 성격이 맞지 않는 것 같아서 걱정은 됩니다만,

조금 더 적어주길 바라시는 분이 계신 듯하여 전공자분들이 아니면

모르실 수도 있는 수학의 역사적 개관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을 드릴까 합니다.

수학이 딱딱하고 재미없는 학문이라는 인식이 조금이나마 바뀌시길 기대합니다.

(혹여, 게시판의 성격에 어울리지 않는 글이라면 예고없이 삭제하셔도 무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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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의 수학은 천지인 삼재를 중심으로 하여 하늘의 이치를 밝히고,

그러한 이치를 인간에게 유익하게 활용하기 위하여 연구되었습니다.

처음부터 동양 (특히, 인도와 중국)의 수학은 사람에게 유익하고,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쪽으로 발전이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중간에 유학의 이념을 잘못 해석한 학자들로 인해 수학이 괄시를 받았던 적도

있었습니다.

동양에서 중국은 수학교육에 열성이며, 실제로도 수학교육이 세계적인 수준입니다.

이에 반해, 서양의 수학은 확실성에서 출발합니다.

아시다시피, 고대 서양의 유명한 철학자들은 대부분 유명한 수학자이기도 합니다.

그들은 세상에서 의심하지 않을 수 있는, 인간과 무관한, 경험과 지각의 오류를 벗어나

절대적으로 믿을 수 있는 외부세계를 찾았습니다.

그러다가, 그러한 것의 증거를 찾지못하다가 결국에 도달한 것이 수학이었습니다.

세상의 많은 것들은 인간의 불완전성으로 인해서 진리라고 장담할 수 없지만,

수학적 이론만큼은 최후까지 믿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모든 삶의 논리, 우주의 비밀,

삶의 가치관 등을 , 믿을 수 있는 수학적 이론을 출발점으로 해서 삶을 안전하게 도모하고,

우주의 비밀을 확실하게 밝히려고 했습니다.

즉, 결론적으로 서양의 수학은 인간과 우주의 비밀을 의심하지 않고 탐구해 보고자 하는

열망에서부터 출발한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뛰어난 철학자는 뛰어난 수학자가 되었던 것입니다.

기록적으로 남아있기로는 기원전 500년경의 헤라클레이토스가 최초입니다.

그는 세상의 모든 것이 항상 변화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즉, 같은 강물에 두번 발을 담글수 없다는 주장으로 유명한 사람이죠.

이에 바탕을 두고 어떻게 하면 이 변화무쌍하고 믿을 수 없는 세상사에서

믿을 수 있는 것을 찾아낼 수 있을까? 를 매우 진지하게 고민하였고 그에 대한

대안으로 수학적 이론을 많이 연구했습니다.

헤라클레이토스 하면 철학자로 많이 아시지만, 실제로 매우 뛰어난 수학자이기도 했습니다.

다음으로 에피쿠로스(기원전 300 년경) 학파가 있습니다.

에피쿠로스 하면 철학적으로 쾌락주의학파라고 알려져있지만,

실제로 에피쿠로스는 우리의 감각을 믿을 수 있고, 변화의 궁극적 실체는 허공에 존재하는

원자라는 파괴될 수 없는 확실한 존재에 의함이며, 그러므로 인생은 믿을 수 있는, 파괴될 수

없는  존재가 지켜주므로, 쓸데없는 탁상공론을 하지 말고 다 같이 즐겁게 인생을 행복하게

살자고 주장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이 주장했던 행복은 정신적 행복입니다.

그러한 주장의 근거로 상당한 수학적 이론을 제시했습니다.

실제로 과학이 발달되지 않았을 당시 그들이 세계를 수학적으로 설명하는 것을 보면

황당한 점도 있지만, 매우 재미난 점들도 있습니다.

다음으로 너무나 유명한 플라톤이 있습니다.

그는 외부의 세계는 항상 변화하므로 믿을 수 없다고 결론을 내리고, 믿을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이상의 관념(이데아) 세계이다 ,라고 주장합니다.

그리고 이데아의 세계를 찾아가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수학을 꼽습니다.

이렇게 고대서양에서는 수학이 단순한 수의 성질을 연구하는 것이 아닌,

인간과 우주의 질서와 근본을 밝히는데 있어서 가장 근본적인 것으로 매우 중요하게

다루어졌습니다.

수학을 모르는자, 기하학을 이해하지 못하는 자는  공부할 생각을 말라고 한

유명한 말도 있지요.

소크라테스도 실제로는 상당한 실력의 수학자였습니다.

그렇게 고대서양의 수학은 매우 중요시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종교적인 영향으로 수학이 매우 괄시받는 시대가 옵니다.

수학이 우주의 비밀을 캐는 것으로 생각되어지고, 그러한 것은 신에 대한 불경이라고

믿어지면서 중세에 와서 서양의 수학은 매우 퇴보하게 됩니다.

수학적으로 볼때는 정말 암흑의 시대였죠.

데카르르는 실제로 매우 뛰어난 수학자였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수학적 이론을 세상에 밝힐 수 없었습니다.

신에 대한 불경으로 몰려서 심하면 추방당할 수도 있었거든요.

그래서 그것을 모면하기 위해서 당시에 친분이 있던 종교인들을 동원해

그 유명한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는 발언을 한 뒤에야

생각의 결과물을 발표하는 것일뿐이라는 것을 거듭 강조한 후에야

수학적 이론을 발표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데카르트는 이러한 수학을 연구하는 것은 신에 대한 불경이 아니라,

신의 존재를 의심하는 사람에게 수학적으로 신의 존재를 보여줄 수 있다,

이것은 신성한 연구이다라고 그의 논문에 명시함으로써 수학에 대한 종교의 압력을

상당부분 해소했고, 그 공로로 말미암아 근대철학과 근대수학에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말이 너무 길어져서.. ...

참고로, 아리스토텔레스는 세계를 4가지 원칙에 의해서 설명했습니다.

뜨거움, 차가움, 마름(dry), 젖음(moist) 이 네가지이죠.

아리스토텔레스의 제자가 되려면 이러한 네가지를 가지고  세상의 이치를 설명하시오.

하는 질문에 논리적인 답변을 해야 제자로 받아주었다고 합니다.

즉, 아리스토텔레스 학원의 입시문제였던 셈이지요.

여러분도 혹시 한번 해보지 않으시겠습니까?

(실제로 모 대학의 입시수리논술 문제로 출제된 적도 있습니다

학생들이 이게 수리논술과 무슨 상관이냐? 면서 헐~~했다고도 합니다.)

당시의 기록이 워낙 없어서 이에 대한 당시 학생들의 답변은 매우 극소수입니다만,,

기회가 닿으면 다음에 학생들의 답변과 아리스토텔레스의 주장을 옮겨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수학은 이렇게 재미난(?) 부분이 많습니다.

결코 딱딱하거나 문제푸는 요령이 아님을 제발 말씀드리며...

이런 글을 쓰는 게시판이 아니라서 이것으로 줄일까 합니다.

혹여 기회가 닿으면 영재교육이나, 수능의 출제경향 등에 대해서도 말씀드려볼까 합니다.

이만 줄입니다.

구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