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내생애 20번째 회사에 나가는 길이다.

지하철을 갈아 타려면 버스에 타야한다.

모두가 휴가를 떠나는 무척 더운 날 ,, 묘하게

사람들은 태양이 조금이라도 비치는 자리를 피해 창가 안쪽에 앉아 있다.

덥긴 더운가 보다.

몇 정거장 못가 만원 버스가 되어 버렸다.

지하철 환승 정류장에서 내려야 하는데 인간범벅(JAM)이 되어

빠져 나오기 무척 어려웠다. 가만히 살펴보니 ,, 아뿔싸

두 사람이 출입구 와 환승 단말기 앞을 가로 막고서 내리지도 않고,,

옆으로 비켜 서주지도 않아 그렇게 실갱이 하게 되었다.

바쁠 땐 서로 조금씩 양보하고 도와주며 참는 것이 모두에게 이로운 ,, 마치

강물이 자연스레 흘러가듯이,, 그런거라 ,, 내리면서 나혼자

생각했지만 ,, 내가 그 당사자 되는 경우엔 나도 그럴지 모른다.

뭔가 그 사람도 말 못할 사정이 있던지 ,, 아니면 밀려드는 사람들 틈에서

미쳐 못 피했던지 그럴것이라고 생각해 보았다.

공동생활에서 어느 분야에서도 한국인 특유의 기질이 나타나는 것 같았다.

계절이 가기전 부지런히 씨를 뿌려야 수확을 하고 날씨가 갑자기 바뀌면 겨울옷을

미리 준비해 둬야 하고 ,, 11월이 가기전 부지런히 공부를 해 놔야 입시를

준비하듯이 빨리빨리 움직이고 준비를 하지 않으면 먹고살기 힘든 곳이

바로 우리가 사는 이땅 인 것 같았다.

게다가 음식도 보면 볼수록 신기한 생각이 든다.

어찌 그리 빨리들 먹는지,, 약 5분에서 10분이면 밥 한그릇 뚝딱이다.

미국에서 열린 세계 햄버거 빨리 많이 먹기 대회에서는 한국여성이 1등을 한다.

체구도 빈약한 이 교포 여인은 덩치가 산만한 150 kg의 미국 남자들을 제치고

기네스 북에도 올라 있다.

역시 빨리 빨리 의 기질을 타고난 덕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이렇듯 빨리 움직여야만 되는데도,, 의문이 드는 것이 한가지 있다.

“ 청~산리~ 벽계수~ 야 ~ ” 이 시조는 한귀절을 읊는데만 몇분이 걸리는 것처럼

길게 느껴진다. 옛사람들은 어떻게 이런 느긋한 시조를 읊고 있었을까 ?

여기에 약간이라도 답을 알고 계신 분은 지금 당장 댓글을,,,

많은 생각들이 머리 속에서 오가고 난 후 ,,

정신 병을 비롯해 빠름으로 생기는 많은 현대병은 그 천적인

느림이나 여유로 고쳐야 하지 않을 까 ! 생각해 본 아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