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전 여름방학 신촌의 어느 대학 CAMPUS를 찾았을 때 날 놀라게 한 것은

도서관의 만원사례와 교정의 많은 학생들이었다.  내예상은

배낭을 하나씩 걸머지고 그들은 전국의 산이나 해수욕장에 있어야 했다.

아니면 농촌 봉사활동에 가  땀을 흘리고 있던지,,

시국선언을 하고 운동권 학생의 주도에 휩쓸려 운동장을 빙글빙글 돌다가

“ 와! ” 하는 함성과 함께 교문을 박차고 나갈때쯤 터지는 매케한 최류탄

냄새가 아직도 남아 있는듯 한데,,

공부에 열중하는 그들의 모습은 좀 생소해 보였다.

강의실에서 강의를 듣는 학생보단 학교앞 당구장이나 찻집에서 죽치는 애들이

더 많았고 그때 교수님들은 자리에 있는 인원보다 대리 출석으로 뻥튀기한

출석부 인원이 훨씬 더 많았지만

그걸 이해 해주는 멋진(?) 인품을 가지고 계셨다.

근데 더 의아한 것은 그나마 남아있는 애들 자체도 대부분 뒷좌석에서 꿈을

꾸거나 공자님을 만나고 있었고

그시간 수업 내용과는 전혀 다른 책들을 보고 있었을 뿐이고,,

앞쪽에 앉아있는 몇몇 범생이 친구들만 수업을 듣고 있었다는 것 ,, 근데

그것마져 지겨웠는지 많은 수가 수업도중 밖으로 나갔다.

어떤 교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시기도 했다.

“ 내 강의를 들어줄 단 1명의 학생만 있어도 난 계속 강의를 할거야 ! ”

애들은 학교 공부와는 거의 담 쌓은 것처럼 보였다.

입시를 위해 고교 3년간 놀지 못하고 죽어라 공부만 한 억울함을 보상받고 싶은

심리인지는 몰라도 대학 생활은 멋지게 놀아야 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남자애들은 T-셔츠에 청바지 그리고 어깨까지 내려오는 장발을 하고 경찰

단속을 피해 다녔다.  여자애들은 더욱 가관이었다.

입학초 촌닭같던 애들이 오리엔테이션 기간만 지나면 벌써 선배언니들의

모습을 흉내내기 시작했다. 미니스커트는 그렇다 쳐도

일단 튀는 스타일로 짙은 화장을 하고 패션쇼에 나올듯한 묘한 옷들을 입고

가로수 길을 머리를 휘날리며 걷는 모습은 영화의 한 장면이었다. 거기다

꼭 책을 한,두권 가슴에 안고,,,

뭔 축제다, 행사다 , 발표회다 게다가 데모한다고 휴강한 것을 빼면

수업일수가 두어 달은 빠진 것 같다. 그래도 등록금은 꼬박꼬박 챙기는 대학

촌에서 소 팔고 논 팔아 간신히 마련한 향토 장학금인데 ,,

낮 수업시간에 열심히 졸던 애들은 저녁때만 되면 눈동자가 빛이 나고 반짝거렸다.

멀리갈 것도 없이 학교앞 천지로 깔린 술집, 다방, 디스코텍의 네온싸인에

불이 켜지기 시작하면 그들은 항상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그 뭔가(?)를 찾아

길거리를 방황하며 밤새 헤메고 다녔다.

그래서 그런지 그 당시 음악들은 대체로 우울한 색체를 띄고 있다.

젊음을 속으로 삵히고 자기 자신만의 간절함을 담은,, 그리고

아무것도 충족되지 않기에 그저 통기타에 생맥주 한잔이면,, O.K였다.

‘고래사냥, 토요일밤, 종이학, 너, 그쟈, 열애, J에게, 사랑밖엔 난몰라,,’

그리고 이런 다양한 리듬의 노래를 부르며 밤을 보냈다.

그들에게 공부는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앞으로 펼쳐질 미래는 불투명한 미래였다. 시기상황이 그랬고 물질적으로도

그리 풍부하지 않았다.

주어진 여건에 맞추어야만 했으니까,,, 하지만

그들에겐 사랑이 있었고 낭만이 있었다.  거기다 멋도 있었다.

을씨년스런 했살 아래 잔디밭 위에서 정장에 넥타이를 매고

한껏 멋을 부리고 졸업사진을 찍던 ,, 낙엽이 거의다 떨어져 버린

어느 가을날로 부터,, ,

세월이 흘러 그들은 지천명에서 환갑의 나이에 이르렀다.

그들은 다른이들과 느낌을 공유하며 이해하려는 생각의 폭을 가진 사람들이다.

자꾸만 더 복잡해져 가는 현재의 환경과 이젠 더 빠른 템포의 음악과, 춤과,,

최첨단 기기와 INTERNET 문화에 적응해야 하며

필수적으로 따라오는 이기심에 대한 이해에 그동안 지켜왔던 자존심을

접어야 할 때가 되었다.

그러면서 다음 한 세대가 현실로 다가오는 것을 마주해야 한다.

지극히 자연스럽게 ~

 [ 사랑밖엔 난 몰라 - 고병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