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   상

달빛 어슴프레
졸고 있는 산 중턱
태초의 신비가
바람으로 다가와
마음 깊은 곳 노크하네

잊혀진 슬픔
묻어둔 기억의 조각들은
풀잎 사이를 비좁고
고개들며 속삭이고
너
어둠에 씻기어
우뚝 선 채
한아름 받아든 달빛
부서진 꿈의 잔해를 모아
새로운 돛을 올리고
더 넓은 바다를 향해
힘찬 항해를 한다

이제는
부서진 폐선 인생의 뒷모습처럼
쓸쓸히 손을 흔드는
내가 아님을.......
작은 틈바구니속에서
꿈틀대는던 큰 기쁨을 모른 채
지나온 나날들이
허허로운 가슴을 뒤적여 놓았건만
빈 터 같은
어느 순간 순간마다
너에 소중한 그림자가
스쳐감을 보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