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화1

오래전 전철에서 한 미녀를 보았다. 그 꽃 같은 미녀 때문에 온주변이 화안해지는듯한 착시까지 생겼는데 피곤히 서서 가는데도 불구하고 한 시간 반여 그녀만 바라보는데도 전혀 지루해지지 않았고...오늘 출타 보람 있었다며 뿌듯해했다는 모자란 천추.

일화2

역시 오래전 청계천 버스정류장이던가, 잘생긴 미남 총각이 나타나 무슨 안마기를 파는데 몇 개나 팔릴까 의문이었는데 말솜씨도 어설펐건만 순식간에 한자리에서 열댓개 대부분을 너끈히 팔아버리고 가버렸다. 고객 반 이상이 아줌마들이었는데..남자도 많았다...

링컨이 인재 등용시

어떤 맨을 비토하면서 이유를 묻는 맨에게 가로되 맨 나이가 마흔이 넘음 자신의 얼굴에 책임을 져야 된다고 했다한다. 참 그럴듯한 말 같았고 과연 살아오면서보니 많이 맞는 경구 같다.

혹간 곱게 늙은 계피학발의 노인들을 보면 부러움과 더불어 나도 저 나이 되어 저리 고매하고 청아한 얼굴을 가질 수 있을까 자문하는 때가 왕왕 있다. 허나 그들은 대개 브루조아 계통으로 정신적, 육체적으로 별 고생을 안 해서 그럴 것이라는 추측을 해본다. 땡볕에 까맣게 타고 허리가 굽고 이빨이 빠지고 머리칼도 거의 없는 농투산이가 그리 곱게 늙을 리 없을 것이고 보면 씁쓸해진다.

전에 고 이병철 회장은 신입사원 면접 시 역술인을 대동하여 관상은 물론 사주까지 봤다던데..다소 지나치지만 그럴 필요도 있을 것 같다. 중국 춘추전국시대나 삼국지등에도 관상에 대해 종종 나오듯이 분명 세상엔 악연과 선연이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악연이 두렵다고 하여 비토하거나 회피하는 게 정도는 아닌 듯싶다. 더욱이 일시를 골라가며 생일을 선택하고 성형으로 관상을 바꿀 수 있는 당금 세상이 아닌가?

전에 다음의 모카페에 드가서 남자회원들 사진들을 보니 모두 양산박의 녹림도당 같은 인상이어서 정말 헷갈렸었다. 심하게 말하면 하나같이 말도둑, 소도둑, 개도둑, 백정같은 이미지였달까. 변방 중소도시가 주축인데다 대부분 농사가 직업이라서 시골에 묻혀 살아 가꾸지 않은 때문 같기도 한데...곰곰 다시 보니 순박하고 잔정이 많고 선이 굵고 심적 여유도 많아 보이는 것 같았다. 한번 사귀면 평생 갈 진국일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떠난지 한참만에야 들었었다.

누구나 마흔이 넘으면 나름대로 사람 보는 눈은 생길 것이지만 좋은 인상이 美醜와도 혼동되는 예도 많은 것 같다. 옛날부터 선현들은 마음을 곱게 쓰면 얼굴도 자연히 예뻐진다고...얼굴에 심성이 투영된다고 훈육해왔다. 상당히 맞는 말이지만 반드시 맞는 말은 아닐 것이다. 얼굴만 번드르한 꽃뱀, 제비, 사기꾼이 이 세상엔 얼마나 많던가, 도대체 얼굴값도 못하는 무책임하고 천박한 이도 넘쳐난다.

잘생기고 예쁘게 태어난 사람은 실로 신의 축복이다. 자신감은 물론..모든 면에서 유리할 것이다. 하지만 誠實에는 못 당한다. 비록 못 생기고 안 생겼어도 성실한 사람은 시간은 더딜지 몰라도 반드시 인정받게 된다. 내 인생에 잘 생기고 성실하며 마음씨고운 사람을 딱 한번 본 적이 있다. 그는 지금 무엇이 되어있을지...

어쨌든 나는 굳이 계피학발의 노년을 꿈꾸지 않는다. 요즘도 머리는 대개 까치집이고 외모나 입성엔 별 신경을 안 쓴다. 속이 중요하지 껍데기 치장만 잘해서 뭘하누하는 마음이지만......전엔 안 그랬건만 요즘 개인적으로 사진 찍는 건 물론이고 거울보기도 두려워진다. 머리가 희어지고 눈썹과 수염마저 희끗해져서가 아니다. 얼굴에 욕심과 각박, 피로가 깃든 게 내 눈에도 휜히 보이기 때문이다ㅠㅠ

전에 릭윤이 왜 미국의 몇 대 아름다운 사람으로 선정되었는지 나는 잘 모른다. 꼭 외모 때문만은 아니리라 짐작은 해도...아아, 내가 아름다워지려면 앞으로 몇 년이 걸릴까 하고 계산해본다...일 이년은 무리겠고 5개년계획을 세워야 되려나? 2차 5개년 계획도 필요할까...

< 음주후 두서없이 웅얼중얼함, 근데 이 노래가 문법에 맞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