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빛 가득한 숲속의 길을 바라만 보아도 마음 설레이지만
금빛 찬란한 숲속의 길도 내 마음 놀라게 한다.
저렇게 찬란한 길을 걸어본 님이 그대였으면 좋겠다.
그대가 저 길 끝에서 가물거리는 점이 되어 걸어갈 때
나는 바로 이 길 앞에서 첫발자국의 흔적을 남기며 천천히 걸어가 보고 싶다.
급하게 서두르지 않고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고
떨쳐버리려 애쓰지 않아도 되는 일들만 생각하면서
숲속에 내리는 햇살같은 마음으로 걸어보고 싶다.
그대의 모습이 점으로 보일지라도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모습이라 생각하고
걸어간다면 이 길은 축복받은 나의 길이 될 것이다.
내가 정말로 이 길을 걷게 된다면
그대가 남긴 걸음걸이의 흔적을 찾으려고도 하지 않을것이다.
나의 걸음걸이가 남긴 흔적을 숲속의 햇살로 지우면서
바람처럼 가벼운 한발자국을 위해 정성을 다할 것이다.
그대는 어떻게 걸어가고 있는지도 궁금해하지 않을 것이다.
그대는 그대의 마음으로 걷고 나는 나의 마음으로 걸어가는
이 길 위에 우리가 있다는 것을 감사하게만 생각할 것이다.
내가 그대에게 또는 그대가 나에게 정말로 원하는 것이 있어
세상에 내보일 수 없는 마음속 그림이 된다는 것은
정말로 안타깝고 우울한 삶의 뒤모습이 될 수 있기에...
내가 그대의 마음을 또는 그대가 나의 마음을 알고
금빛 찬란한 숲속의 길을 걸어가기를 원하지 않을 것이다.
내가 그대를 또는 그대가 나를 생각하는 마음이
평안하고 자유롭게 나부끼는 숲속의 나뭇잎처럼
세상살이의 기준에 오르내리지 않는 그런 마음이었으면 한다.
금빛 찬란한 숲속의 길에 달빛 내리면
저 길 끝에서 점 하나로 가물거리던 그대 모습이 환영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겠지만
한낮의 꿈결같은 장면으로 내 마음속에 가득해지도록 걸어보고 싶었던 길을 잊지 못하리라.
땅 위의 꽃처럼 님이 많은 세상에서 나에게 가장 좋은 모습으로
아름다운 우주를 보여주는 그대.
저 세상의 별이 될 때까지
그대의 아름다운 우주를 이해할 수 있는 내가 되었으면 한다.
내가 많이 부족하여 고고한 흑백사랑을 잘 하지 못해도
언제나 내가 바라 볼 수 있는 그대였으면 한다.
금빛 찬란한 저 길 끝에서 가물거리는 점일지라도 나의 그대라 생각하며
내 마음의 중심이 되는 흑백 참사랑을
영롱한 별같은 바둑알 하나로 톡톡 표현하는 내가 되었으면 한다.
2008년 7월 20일 일요일
바둑톡톡이었습니다.
^^저와 함께 바둑 둔 님을 고맙게 생각하며...
^^멋진 바둑을 두었어야 했는데 생각없는 바둑을 두어서 미안하게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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