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의 끝에서 무르익어가는 봄빛 언덕과 숲속으로

날아갈듯이 준비하는 나.

울렁거리는 마음으로 내가 보았던 어제의 날들이

고맙게 느껴진다.

늘어진 버드나무의 아름다움을 못보았는데 어제는 보았다.

뿌리 끝에서 진실한 인내와 기다림과 사랑을 연록빛으로 흘러내리게 하여

보여 주는 버드나무를  나는 넋 나간듯이 바라 보았다.

내가 아닌 허공속의 바람같은 사람으로 한참동안 바라다 보았다.

갑자기, 바둑천재라고 내가  인정하는 그대가 눈이 잘보이는 사람이여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눈이 있어도 볼 수 없는 눈으로 마음에만 그려보는 세상을 가지고

나 자신이 봄과 꽃과 달과 별과  돌과 강이 되어 살아간다면,

회색빛 그리움으로 방울방울 맺여가는 애잔한 꿈속에서 3월의 봄바람을 맞이 할 것이다.

보이는 눈으로 누구도 흉낼 수 없는 바둑천재의 옷을 입고

하얀 바둑별과 검정 바둑별 놓아보기를 참 잘하는 그대.

3월의 끝과 내일이면 4월 1일인 오늘

그대가 많이 행복한 날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그대의 바둑별 세상을 똑바로 읽어볼 수 없는 내가

버드나무처럼 일년내내 변함없이 겸손하게 휘어진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이기를

소망하였다.

내가 허공속의 바람이듯이 그대도 허공속의 그림자임을

느꼈던 다음 날 그대가 한자박사임을 알았다.

어느 분야든, 나 자신이 열심히 노력해 온 흔적이 있다는 것은

정말로 아름다운 삶의 꽃이라는 것을 또한 알았다.

"봄꽃이 생의 소망속에서 피어나는 기쁨이라면

삶의 꽃은 생에 대한 아련한 그리움속에서 피어나는 사랑같은 것이다."

그대가 이렇게 말하지는 않았지만 나는 내 마음으로 들을 수 있었다.

이 말은, 주어진 생을 살아가며 사람의 마음으로 들을 수 있는 말 중에서

가장 멋있고 아름다운 말로 길이길이 나에게 기억되리리라 생각한다.

바둑천재로 그대의 위치를 유지한다는게 얼마나 어려운일인지 내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바둑 23급에서 줄타기 하며 바둑둔다고 조잘조잘 이야기 하며 대단히 잘 두는 것처럼 착각하고

종종 으쓱으쓱 하는 내가...

이런 나에게 핀잔하는 말 한마디하지 않고 나를 가르치려 하지 않고 

내 작은 자존심 지켜주며 무한한 바둑세상에서 별이 되어가는 마음으로 그냥 바둑톡톡다운 바둑을

두는게 최고라고 생각하는 것 같은 그대...그대는 정말로 조용하고 위대한 바둑신사이다.

이런 그대가 있어서 다른 그 어떤 세상과 견주며 물림하지 못하는 나의 바둑세상이

연록빛 꿈을 먹은 3월의 끝 버드나무처럼 내 마음에 살아있는 것이다.

내일이면 4월 1일.

그대, 내 심장이 쿵쿵 띤다.

그대의 하얀바둑알이 나뭇가지에 앉아서 피어난 것처럼 보여 올 목련꽃의 달이기 때문이다.

그대 4월이 오면 활짝 피어난 하얀 목련꽃 나무 숲 주인이 되기를.

2008년 3월 31일 월

바둑톡톡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