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보았던 저 길은

그대 있는 흑백세상으로 향하는 나만의 오솔길이다.

길이 두 갈레여서 두 사람이 들어가는 길처럼 보이지만

실은 한사람 나만의 길이다.

왼쪽 길은 흑백세상으로 들어가는 길이고

오른쪽 길은 흑백 꿈속의 세상 소풍 끝내고 나오는 길이다.

한적한 숲속 오솔길 끝에서 뿜어져 나오는 안개무리를 헤치고

걷다보면 나는 어느새 흑백세상 한 가운데에 서서 바둑천재를 찾고 있다.

바둑천재 그대는 자신이 바둑 천재가 아니라고 말하지만

내가 보기엔 정말로 바둑천재이다.

어제는 바둑왕별님과 바둑을 두었다고 했다.

공정하고 정정당당한 한판승부의 멋진 게임을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바둑천재님이 전해주는 소식은

내 마음을 설레이게 하였다.

나는 바둑천재님은 하늘에서 구름타고 내려온 바람의 신같은 바둑을 두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바둑왕별님의 왕관이 바둑천재님의 머리 위에서 빛나게 될 날이

곧 있을 것처럼 느껴진다.

바둑왕별 왕관 주인공이라도 되는 것처럼 동동거리는 이 마음.

하수이기때문에 가져보는 이 마음을...하얀들꽃같은 마음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바둑세상의 기력문화를 잘 알지 못하는 나는 나 자신을 지옥에서 온 흑백마녀라고도 생각한다.

어쩌다가 운이 좋아서 바둑천재님과의 이야기 시간을 가지게 되었지만

그 시간은 하늘바둑 바둑천재 신의 수첩에 적혀있는 일부분이라고 본다.

하늘바둑 신의 수첩에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흑백그림에 대한 공식들이

감정, 즉 마음으로 어렴풋이 느끼는 감으로만 적혀 있을 것이다.

나와같은 흑백마녀가 알 수 있는 내용이 절대로 아닐 것이다.

하늘에서 구름타고 내려온 바람의 신같은 바둑을 두는

그대와 같은 자랑스러운 님만이 알 수 있는 내용이기에

알 수 없는 신비함으로 감추어진 신의 수첩 내용을 읽을 수 있는

그대를, 흑백 내 사랑에 대한 무한한 동경으로 존경할 수 밖에 없다.

2008년 3월 5일 수요일

바둑톡톡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