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념에 잠겨 갯메꽃 피어난 언덕에 서서 바다를 바라보듯이

그냥  나 자신이 참 다행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

한줄기 가녀린 빛의 소리같은 음악이 오늘 따라 참 좋게 들린다.

내가 읽을 수 있는 책이 있으니

세상사는 나 하기 나름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

흑빛 하늘 보이는 창문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별은 보이지 않고

가로등 불빛이 인공의 섬에 뜬 달처럼 보인다.

똑같은 크기로 빛나는 가로등 불빛이 답답함으로 다가오더니

마음속  깊이 잠들어 있는 내 꿈을 깨우려 한다.

내 꿈은 저 멀리 아득한 곳에도 있을 수 없는 나만의 이야기,

내가 안고 가야할 숙명의 길같은 것인데...

때로는 어딘가로 떠나려 하는 애뜻한 꿈의 유랑자가 되어 살기도 하는데

내 삶의 정답을 찾으려고 최선을 다한다.

정해진 목적지도 없이 내 마음 가는대로 내 발길 닿는 대로 떠나가는 꿈을 꾼다.

꿈속의 꿈이 끝나고나면 나는 은빛 하늘가의 흰구름같은 사람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바람불면 쉽게 흔들리며 요리저리 변하는 내가 되어 살아갈 수 밖에 없는

가벼움으로 애잔한 음악이 흘러가는 강물에 내 마음 모두를 빠뜨린다.

찻잔속의 바람같은 말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애잔한 음악에 마음껏 빠져서 제2의 생을 지금 시작한 사람처럼 설레임 가득한 내가 된다.

하루 하루를 모자라지도 않게 지나치지지도 않게 살 수만 있다면

더 이상 바랄게 없는 날들이었으면...

내가 좋아하는 것을 영원히 영원히 변함없이 좋아할 수 있는 지조와 절개있는 사람이었으면...

거친 파도같은 내 마음 한자락 허공에 던져 놓고 후회하는 사람이 아니었으면...

어떤 일이든지 잘하기 위해 진실하게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이었으면...

어떠한 난관에 봉착해도 위기관리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었으면...

내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을 소중하게 생각하며

아무리 이상한 사람도 내 마음으로 품어안고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가슴저린 일 앞에서 슬퍼하며 이슬같은 눈물많은 사람이었으면...

내 생의 모든 것을 걸어도 괜찮은 사람, 매우 소중한 벗 한사람이 있었으면...

내가 좋아하는 벗이 있으니 나의 삶은 참 좋았노라, 하루하루가  언제나 분홍빛이었노라,

숲속의 향기 가득한 길을 걷는 것처럼 살았노라, 저 세상에 가서도 함께 할 수 있는

우리가 되기를 바라노라...이 말을 생의 마지막 순간에 할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2008년 1월 12일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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